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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페이지 내용 : naeiledu 19 예를 들어 현재 정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중심에 놓고 문제 를 풀어가려 하는데, 단방향 수업의 장점도 분명 있다. 학생들 얘 기를 들어보면 학교 수업에서 놓친 게 있으면 교사를 찾아가 다 시 질문하거나,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단방향 수업은 다시 듣기를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 역시 학생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니 또 다른 쌍방향의 모습 아닐까. 온라인 수업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실시간 쌍방 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학교는 현재 전쟁의 최전 선에 있다. 전선마다의 상황이 다른데, 이를 획일적으로 재단하 고 규제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엄민용 교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2학기에는 분명 확산되고 있 지만, 지금의 상황은 ‘실시간’일지는 모르나 ‘쌍방향’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구글 클래스룸이든, 줌이든 교 사가 화면을 띄워놓고 판서하며 영상, 자료 등도 보여주면서 실 시간으로 수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교사 주도일 뿐 ‘쌍방향’은 아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어야 평가하고 기록 할 수 있다는 지침은 내려왔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우니 원격 수업은 교과 내용 설명에 할애하고, 등교할 때 수행평가를 집중적으로 하는 식의 수업·평가 분리가 벌어진 것이다. 이제 ‘실시간’에서 ‘쌍방향’으로 어떻게 넘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모둠 활동 기능을 활용하는 등 교사들이 조금씩 방안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의 자 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촘촘한 규제들은 오히려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세종 한솔고 김증민 교사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열어준 상황이어서 초기부터 콘텐츠 활용형 수 업이어도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닌, 교사들이 직접 제작해 탑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2학기부터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외부의 요구가 많아지 면서 현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 재까지 참여한 학생 중 콘텐츠형은 143명, 실시간 쌍방향은 11명 으로 콘텐츠형 수업에 대한 선호가 더 높게 나왔다. 학생들은 콘 텐츠 중심 수업을 더 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수업을 좀 더 내실 있게 만들고, 수업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마다 피 드백을 어떻게 줄 것인지를 중심에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인천 하늘고 김원석 교사 콘텐츠 활용형 수업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지난 학기 동시에 진행해보니 각각 장단점이 명확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 활용형 수업의 경우 온라인 수업 기 간에는 이론적 측면에 집중하고, 등교 수업에서는 적용과 활동 으로 연결하려고 했는데, 학생들마다 이해도에 차이가 있었다. 20 30 %의 상위권 학생들은 교과 내용에 집중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이론 수업을 더 효율적으로 느꼈지만, 절반 이상의 학 생들은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반면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한 영화감상과 비평 수업은 지난 해 오프라인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공동 작문’이 가능해졌다. 온라인 플랫폼의 ‘공동 메모장’ 기능을 활용해 함께 써내려가는 학생들을 보며 온라인 수업의 가능성을 새롭게 확인했다. 단, 수 업을 세팅하기까지 과정은 가입부터 안정화까지 학생들도, 교사 도 정말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콘텐츠 활용형이든, 실시간 쌍 방향이든 어느 하나를 고수하기보다 과목 특성이나 학생들의 상 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 차원의 규제가 지나치게 강제성을 갖다 보니 학교와 교사들의 이러한 능동적 해석을 어렵게 한다. 얼마 전 내 려온 교육청의 학업 성적 관리 지침을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국 가적 차원의 재난이나 전염병 상황에서는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 이 달려 있었다. 지금의 상황을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지 못했던 실험을 통해 새로운 교육을 준비하는 파일럿 기간으로 삼는 게 아니라, 종식되는 대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로 느껴졌 다. 마치 ‘공정성’이라는 이름으로 막기에만 급급해 이제는 거의 과거부터 해왔던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만들어 빨리 넘기고, 학교에서는 그 지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하고,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형태로 바꿔가지 않으면 안 된다. _김경범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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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페이지 내용 : 20 Weekly Education Magazine 누더기가 되다시피 한 ‘학생부 작성 기재 요령’의 전철을 밟는 듯 한 느낌이었다. 여론과 정치적 논리에 여전히 교육이 종속되어 있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근본적 한계, 등교 수업 대체 못한다 지난 학기 온라인 수업을 시도해온 교사들은 등교 수업을 그 대로 대체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 한다. 학습해야 할 양을 소화하는 데 치중한 온라인 수업에서 는 학습 의지가 약한 학생들까지 온전히 참여시킬 수 있는 동 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습 격차 문제가 가시화된 만큼, 이제는 관점을 달리해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의 역할 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식 전달에 소요되는 시간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체해 확보한 뒤, 정규 수업은 개별 학생을 위한 피드백 중심의 맞춤형 학습으로 재 구성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동진 교사 학교 수업과 평가, 기록에 대해 정부가 과도할 정도 로 규제하게 된 데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학교 간, 교사 간 격 차가 더 심해진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이 격차가 다시 학생 간 격 차로 이어진다는 것이 현 정부의 문제의식으로 보인다. 김경범 교수 온라인 수업의 형태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은 이 것 아닐까. 학교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 인 방향인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학교가 있으니 정부는 규제를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격차 문제를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학교라는 공교육의 역할은 잘하는 10 %를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90 %의 그룹 중 4050%를 교육을 통해 10%에 좀 더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었 다. 한데 온라인으로 교육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 기능을 수행하 기 어려워졌다. 지금 제기되는 ‘학업 격차’의 실질적인 문제는 이 것이다. 한데 근본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스스로 공부할 의지가 약한 90 % 학생들의 격차를 학교에 계속 나오는 습관적 행위와 교사의 개입을 통해 완충해왔는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고 해서 과연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지 현실 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엄민용 교사 실제 대면 수업에 비해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중간 층 학생들을 끌고 가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온라인으 로 정치와 법 수업을 하고 있는데, 40명 중 10명은 댓글로 출 석 인정은 받지만 수업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 학생들이 걱정 은 되지만, 이 문제를 원격 수업에서 해결할 방법을 솔직히 못 찾 겠더라. 교사들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원격 수업 참여율이 1학년은 높지만, 2학년부터 떨어지는 이유도 공부를 통 해 사회에 나갈 생각을 스스로 접었기 때문일 수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이 시기쯤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온라인에서는 출석 과 미출석으로 가시화되는 셈이다. 학생들이 등교하면 기본적으로 공동체성과 사회성을 학교에서 키울 수 있었다. 지식과 배움뿐 아니라 학교가 주는 순기능으로 중요하게 작동했던 이 교육 활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학습 격차 뿐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쓰일 이 역량들을 키울 계기 와 단절되어 있는 상황인데, 시간이 지나서 해결하기에는 늦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김덕년 교장 요즘 들어 많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학습 격차’ 인데, 그보다는 ‘배움’이 ‘지체’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한다. ‘배움’과 ‘관계’ 두 가지가 동시에 지체되고 있는 학 생들이 상당히 많다. 이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만큼, 이 문제 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위기의식을 갖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 이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지점은 특정 시험의 결과 분석을 근거로 ‘학습 격차’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조차 온라인 수업 에 제 시간에 출석하는 게 쉽지 않고, 성인들도 온라인 연수나 회 의에서 집중도가 떨어지는데 지금 제시되는 온라인 수업을 학습 과정의 전부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어쩌면 이는 임시방편에 불 과하다. 과연 학생들에게 고루 피드백이 주어졌을지, 학생들마다 지체는 분명 일어날 텐데 그 폭을 어떻게 줄여줄 것인지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학습 격차’보다는 ‘배움’이 ‘지체’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한다. ‘배움’과 ‘관계’ 두 가지가 동시에 지체되고 있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이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만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위기의식을 갖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_김덕년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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