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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17 문 닫힌 학교, 초유의 상황을 지나오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을 혼란 속에서 지나오며 1학기가 끝났다. 2학기를 맞으며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중 심으로 학교 현장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하는 시간이 더는 지속 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방 향에 대한 현장의 시각은 교육 당국의 판단과는 사뭇 다르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원격 수업이 어떤 형태로든 시도되 면서, 현재 대책의 중심에 서 있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 한 학생들의 평도 예상과는 달랐다. 인천 동산고 김동진 교사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으며 학 교의 혼란은 극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마다 나름의 강구책 을 찾아나갔지만, 온라인 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 격차 문제가 제기되는 등 여전히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학기를 맞 은 시점에서 학교는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경기 양곡고 엄민용 교사 교육부가 지난 4월 원격 수업을 실시 하겠다며 실시간 쌍방향,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을 기본 모 형으로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모델이었 다. 학교마다 대처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1학기를 보 내고 나니 교육부가 2학기부터는 ‘실시간 쌍방향’ 형태를 중심으 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이다. 이 방식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 결국 내실 있는 원격 수업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준 비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통 학교는 1학기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개 수업을 해왔는데, 올해는 진행이 어려웠다. 학교 내부에서 교사들의 수업 개선을 위한 동기를 무엇으로 부여할지 고민이 많았다. 제시된 수업 모 형 중 상당수 교사들이 선택한 ‘콘텐츠 활용형’의 경우 지식과 정 보 전달 중심이기에 과연 진정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을지 교사 들 사이에서 지난 5월경부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점차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교사들이 늘기 시작했는데, 여 전히 퀴즈 제시 정도를 수업으로 인정하거나 학습 영상 몇 개를 모아 온라인 플랫폼에 탑재하는 데 그치는 경우도 있다. 한 학기가 지나면서 학교 내부적으로 더는 그렇게 가서는 안 된 다는 판단을 내렸다.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2학기에 원 격 수업을 학부모 공개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결단을 내린 이유 다. 이미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들이 절반이 넘었 지만, 확실히 이 결정 이후 수업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좀 더 가 시화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평가가 교사에게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교사의 가장 큰 전문성은 수업에 있는데, EBS 콘텐츠로 대체한다면 이는 문제라는 교사 스스로의 고민과 평가 가 작동했다고 본다. 다만 학생 간 학력 격차, 학교 간 격차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민 원이 교육 당국으로 쏟아지니 정치적 부담이 있었겠지만, 최근 일정 비율 이상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조·종례를 실시간으 로 운영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은 규제가 지나쳐 학교 현장에 오 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서울 선사고 김해용 교감 초기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했을 때 우리 학교에서는 EBS나 유튜브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 은 교사의 자기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과 교사가 직 접 수업 영상을 녹화할 때 자본이 집중적으로 투입된 사교육이나 EBS 영상과 과연 경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 두 가지 경향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투박하더라도 수업 영상을 직접 찍어 올 리는 교사들이 늘어났다. 1학기 온라인 수업에 대한 평가를 위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에 게 가장 좋은 수업은 실시간 쌍방향도, EBS나 유튜브 콘텐츠 활 용형도 아닌 ‘우리 선생님이 직접 올려준 수업’이라는 응답이 가 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 설문 결과를 교사들이 모두 공유하면서 2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체적인 교과 naeiledu 사회 김동진 교사 인천 동산고등학교 참석자 김경범 교수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김덕년 교장 경기 인창고등학교 주석훈 교장 서울 미림여자고등학교 김해용 교감 서울 선사고등학교 엄민용 교사 경기 양곡고등학교,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 김원석 교사 인천 하늘고등학교 김증민 교사 세종 한솔고등학교 대담참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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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18 Weekly Education Magazine 수업을 꼭 쌍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경기 인창고 김덕년 교장 우리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3주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학생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어설프더라도 우리 학교 선생님이 직접 제작한 수업 영상을 훨 씬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교사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수업 형태도 이미 조금씩 달라져왔다. 처음에는 누구나 당황스러웠고, 어떤 콘텐츠든 올리기에 급급한 상황이었지만 5월을 지나며 교 사들 사이에서 문제는 수업의 질이라는 각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온라인 도구를 쓸지는 논의의 초점이 아니었다. 각자 수업에 맞는 도구를 활용하고 학교는 지원하되, 온라인 공 간에 마련된 또 하나의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이나 교육 활동 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원격 수업 상황 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그때그때 방역 지 침에 따른 땜질식 처방보다는, 등교 수업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온라인 수업이 함께 진행될 수 있는 이른바 ‘블렌디드 수업’의 기 반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노출된 격차 줄이려면? ‘실시간’ 아닌 ‘쌍방향’이 핵심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기에 교육 당 국도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 문을 여는 문제는 방역 당국과 함께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었기에 12주 단위로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의 형태가 발표될 수밖 에 없었다는 점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학교 현장은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져 코로 나19에 대응하는 방식에 온도 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수업 환경은 전과 다른 상황인데, 교육부나 교육청의 규정은 유연 하지 못했다. 이 시간이 누적되면서 다시 학교 간 격차, 교사 간 격차, 그로 인한 학생 격차 문제가 제기됐다. 혼란의 터널 을 지나고 있는 학교 앞에는 현 상황을 타개할 큰 틀의 로드 맵이 아닌 수업과 평가 방식을 일일이 제한하는 지침과 규제 가 날이 갈수록 쌓여갔다. 김동진 교사 방역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거 라고 전망한다. 상반기까지는 모두가 혼란 속에 있었지만, 이제 부터는 다른 방식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 학교에 필요한 고민의 방향은 무엇일까? 서울대 김경범 교수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지금부터 2년의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우리 사회에 중요 한 전환점이 될 거라 본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촉매로 삼아 이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더 좋은 학교의 모습을 만들 수도 있다. 7차 교육과정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교육의 방향 은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학생 중심 수업을 구현하는 것이 었다. 그 연장선에 이 정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가 있다. 상반기에 우리가 겪은 어려움은 현 상황을 타개할 비전이나 로 드맵의 부재에 기인한다. 학교 단위에서, 교사 개인 차원에서 해 결하려 하니 어렵고 쉽게 확산되지 못했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규정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온라인 수업과는 맞지 않았고, 학교 에 언제 나와야 하는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나 오기 시작한 문제가 학교 간 격차, 교사 간 격차, 그로 인한 학생 간 격차였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코로나19 상 황을 통해 완전히 노출된 국면에 놓인 것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더 선명해졌다고 본다. 과거부 터 해왔던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만들 어 빨리 넘기고, 학교에서는 그 지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하고,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형태로 바꿔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미 고교학점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국가 단위나 교육청 단위로 만든 뒤 이 플랫폼과 오프라인 학교 교육 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전면 도입을 위한 선결 과제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해용 교감 코로나19 상황을 전환점으로 삼기 위해 정부 정책의 방향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 내려온 온라인 수업 지침 을 보면 학교가 움직일 수 있는 틈을 거의 주지 않고 있다. 우리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기까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 을 물으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왔다. Weekly Education Magazine 학교 수업과 평가, 기록에 대해 정부가 과도할 정도로 규제하게 된 데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학교 간, 교사 간 격차가 더 심해진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이 격차가 다시 학생 간 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이 현 정부의 문제의식으로 보인다. _김동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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