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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페이지 내용 : naeiledu naeiledu 21 김경범 교수 결국 ‘지체의 고착화’가 진짜 문제일 것이다. 초등학 교 단계에서 지체의 고착화 여파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올 텐데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교육의 전 단계에서 풀어가는 방식이다. 이 같은 격차가 고 착화되지 않으려면 초등 단계부터 영단어를 얼마나 아는지, 수학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지가 아닌 ‘공부는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 다’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공부하겠다는 의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공부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끔 학교 수 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계속 공부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갖춰지면 고교 이후 대학과 평생교육기관을 포함 해 어느 단계에서든 다시 지체된 것들을 만회할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어야 ‘지체’를 ‘고착화’시키 지 않는다. 다음은 고교로 한정해 풀어가는 방식이다. 교과 진도 중심의 기 존 수업을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려니 개별 학생에게 관심 을 갖지 못하고, 표준화된 지식 전달 쪽으로 집중해왔다. 고교 단 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맞춤형 학습을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인데, 이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의 단순 지식 전달 수업에 들어가는 시간을 온라인 플랫폼에 대 체해놓고, 이를 소화한 학생이나 소화하지 못한 학생이나 다른 데 관심 있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모두 돌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학교 정규 수업을 편성해보자는 것이다. 고교 단계에서 학생 간 편차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오프라인에서 학교 수업의 본질이 더는 진도를 나가는 게 아니어야 한다. 격차 완화할 단기 방안, 상대평가·수능 최저 기준 재고해야 현재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사안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정부가 발표한 2024학년까지의 대입 제도 방향이다. 학 생부 비교과 반영 폐지와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기재 필수화, 정시 확대, 학생부 교과 전형 형태의 사회 통합 전형 확대를 중심으로 한 방안은 코로나19 이전의 학교 상황을 전 제로 나왔다.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지 필평가 100%를 허용할 만큼 평가와 기록에 제약이 커진 데다 학습 격차 문제까지 제기된 이상 고교의 상대평가 시스템과 이미 발표된 2024학년까지의 대입 제도를 현 상황에 맞춰 시 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김동진 교사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정부는 2024학년까 지 대입 제도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학교 상황을 전제로 한 안이다. 현재 학교 현장은 예전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대입안도 이 상황을 반영해 다시 제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서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존 틀 에 맞춘 평가 시스템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여실 히 느꼈다. 3학년 2학기 학사 일정을 짜면서 지필평가를 한 번만 보는 방법을 논의했는데 반대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19로 결석하 는 학생이 생기면 인정점을 부여해줄 근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때는 수행평가도 거의 없는 데다, 수행평가를 근거점으로 지필 평가 점수를 부여해주는 방식에 부담이 큰 것이다. 등교 수업도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한 공 간에 모아놓고 치르는 평가도 지속되기 어렵다. 수업도, 평가도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 간 격차를 고려하면 현재의 상대평가 시 스템은 더더욱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한다. 코로 나19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교의 평가 방식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2024학년까지의 대 입 제도는 현재의 평가 시스템을 전제로 한 만큼, 그에 맞춰 대입 제도의 방향도 변화를 줘야 할 것으로 본다. 수업도, 평가도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 간 격차를 고려하면 현재의 상대평가 시스템은 더더욱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교의 평가 방식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 _주석훈 교장 온라인 수업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실시간 쌍방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학교는 현재 전쟁의 최전선에 있다. 전선마다의 상황이 다른데, 이를 획일적으로 재단하고 규제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_김해용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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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페이지 내용 : 22 Weekly Education Magazine 김덕년 교장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 하다. 지금은 말 그대로 비상의 시기이고 학교 현장은 이미 전과 는 다른데, 대입 제도만큼은 절대불변의 상수로 놓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원격 수업 시작을 결정하면서 정작 중요했던 문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 도달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상대평가로는 불가능하다. 여전히 상대평가를 고 수하는 것은 철저히 ‘공정성’의 관점이니 원격 수업에서 교사의 평가와 기록 범위에 대한 지나치게 세세한 지침과 규제가 나온 것이다. 어쩌면 지금 시기는 학생의 도달도를 측정하는 성취평가 전면 도입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입을 상수로 놓고 고교 교육을 바라보니 여전히 정해진 진도는 나가 야 하고, 평가는 그대로 치르고, 시험 결과가 나오면 학습 격차를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교 교육에서 상수로 둬야 하는 것은 대 입 제도가 아니라 수업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학생의 성장이다. 코로나19라는 환경의 변화가 왔으니, 그에 따른 고교의 상황에 맞춰 대입 제도가 바뀌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은 수순이다. 김경범 교수 당장 코로나19로 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로 인한 차이가 대입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 려면 적어도 한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시험인 수능에 서 현재의 격차는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는 정시 확대 로 대입 제도의 방향을 잡았으니 적어도 수시에서만큼은 이 격 차를 최소화하거나 배제한다면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한 격차의 문제를 대입에서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내년 입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24학년까지 대학들이 한 시적으로라도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제외하는 전향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방법이다. 격차 문제가 드러나는 점수 지표의 영향력을 최소화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가 장 유의미한 방법일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은 이미 지난 7월부터 학교 현장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마련할 절호의 기회일 수도 시행착오 속에서도 피할 수 없었던 원격 수업의 경험이 남긴 것은 또 있다. 표준화된 교육이 아닌, 학생마다 원하는 교육 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됐지만, 고교의 평가 체계와 대입 제도 정비가 이 방향과 엇갈리면서 지지부진했던 게 현실이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라는 정 부의 청사진에도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포 스트 코로나 시대’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전대미문의 위기를 지나오며 우리는 새로운 학교 시스템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모델이 고교학 점제라면, 온라인 교육과정 플랫폼 보완을 통해 그 기반을 현 실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김동진 교사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원격 수업이 학교 현장에 급 속하게 들어오면서 현 정부의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시각도 있다. 장기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 교육을 준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엄민용 교사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들어오면서 학생들의 과목 선 택권 확대를 위해 교육과정 편성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수 업 시수와 전문 교사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원격 수업의 경험이 가져온 그나마 유일한 성과는 교 사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소규모 학교에서도 온라인 교육과정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현실화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실시간 쌍방향 조·종례와 수업 지침이 발표된 직후 ‘줌 접속 대란’이 일어났듯 교육부도 외국 기 업의 온라인 플랫폼에 학교 수업을 계속 맡겨두는 것은 위험성 이 있기에 오는 11월까지 쌍방향 수업 플랫폼을 공개하겠다고 밝 힌 상황이다. 김경범 교수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발표할 당시부터 실제 온라인 과 오프라인 수업을 혼합하는 것 외에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할 방법은 없었다. 특히 사회적 요구가 커진 정보나 기술, 메이커 교 육 등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단위 학교나 학교 연합, 지역 내에 서 모두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온라인 교육과정 플랫폼을 만드 원격 수업의 경험이 가져온 그나마 유일한 성과는 교사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소규모 학교에서도 온라인 교육과정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_엄민용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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