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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내용 : 56 Weekly Education Magazine EDU TALK 소소 笑笑 한 일상 나누기 취재·사진 송은경 리포터 eksong@naeil.com 몸도 마음도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 자녀들과 생활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해프닝도 마주하게 되죠. 황당하다 못해 웃음이 나거나, 속을 알 수 없어 눈물이 나거나, 어느새 다 자랐나 싶어 기 특함도 느껴집니다. 소소하지만 웃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부모들의 해 우소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메일 lena @naeil.com 로 보내주세요. _편집자 지난해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해졌을 때, 평소 가족 간 에 왕래하며 친하게 지내는 아들 친구네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 함께 식사하던 중, TV 옆의 인공지능 스피 커가 눈에 띄길래 잘 쓰고 있냐고 물었죠. 친구 아버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시겠다며 “아리야” 하고 부르시더라고요.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묵묵부 답. “아리야, 뉴스 틀어줘.”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 었습니다. “아리야, 뉴스!” “뉴스! 뉴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아무리 외쳐도 아리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고장이 난 건 아니었어요.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 의 얘기에는 즉각 반응을 보였으니까요. 저희가 추측한 원인은 사투리. 친구 아버님은 사투리 억양이 정말 강하거든요. 바로 개인 레슨에 들어갔습 니다. “자, 따라 해보세요. 강세 주지 말고 부드럽게 아 리야” 이게 뭐라고, 좌중 긴장. 친구 아버님은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아리↗야” 실패. “아리↘야” 실 패. “아리↗야↘” 또 실패.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손에 땀을 쥐고 아버님의 성공을 응원했는데, 결국 그날 아 리의 대답은 들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날 이후로 친구 아버님은 표준어를 연습하기 시작했 대요. 20대 후반 서울에 올라와 단 한 번도 표준어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데 말이죠. 대답 없 는 아리를 목놓아 부르는 소리가 제 귀에까지 들리는 듯하네요. 우리 곁의 인공지능 대답 없는 너 대답 없는 아리. 아버님의 피나는 노력에 과연 아리는응답해줄까요?

탐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