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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29 초등학교 때부터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 던 해리씨는 딸을 안쓰러워하는 아버지가 마음에 걸 렸다. “어렸을 때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머무는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이후에는 유치원 교사, 특수학교 교사로 진로 희망이 바뀌었는데요. 아버지 는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유치 원 교사는 돌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너무 어린 아이들 을 가르쳐야 하는 데다가 학부모를 직접 상대할 일이 많아 힘들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말리셨어요.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봉사 활동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말씀하셨죠. 학창 시절 내내 그렇게 설득하셨어요. 특수학교 교사 라는 진로는 고3 올라갈 때쯤 늦게 결정했는데요. 아 버지도 제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느끼셨는지 어느새 이해해주셨어요.” 특수학급 친구들 도우며 장애인 직업 교육 효과 경험 해리씨는 초·중·고 내내 특수학급이 개설돼 통합 교 육을 실시하는 학교에 다녔다. 같은 반 친구들 중 특 수학급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 들과 함께했다. 그리고 친했다. “00이는 왜 특수학급 에 가?”라고 해리씨에게 물어올 정도로 겉으로 봐서 는 특수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친구도 있었다. 사회성이 좋아 친구들과 잘 어울렸지 만 학습 장애가 있는 친구였다. 또 발달 장애가 있어 단순한 작업 수행조차 어려운 친구들도 있었다. “친구들의 장애 정도가 달랐는데요. 특수학급 선생님 은 개인의 특성에 맞춘 놀이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우셨어요. 또한 사회에 나가면 직업인으로 활동해야 하니까 외부 강사를 초청해 바 리스타 직업 교육을 실시했는데요. 커피를 내리는 일 이 가능한 친구와 가능하지 않은 친구들로 나뉘었어 요. 교육을 받은 친구들은 직접 음료를 만들었고 음료 만드는 일이 어려운 친구들은 학교 선생님들께 갖다 드리는 연습을 했죠. 현장에 나가면 서빙이 필요하기 도 하니까요. 선생님들은 처음에는 커피를 내리는 것 만도 대견해하셨는데 스무디 등 여러 음료를 만들면 서 성장하는 친구들을 지켜보며 ‘이런 음료까지 만들 거라고 기대하진 못했다’며 대견해하셨죠.” 참여관찰법으로 탐구 보고서 작성 직업 교육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해리씨는 이에 그 치지 않고 ‘장애학생들의 직업 교육 현황 및 결과’라는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썼다. 철저히 발로 뛰어 작성한 보고서였다. “ 사회·문화 시간에 자료 수집 방법에는 면접법, 참 여관찰법, 문헌연구법이 있다고 배웠는데요. 보고서 를 쓰다 보니 제가 특수학급 도우미를 하면서 친구들 의 일상 속 행동을 관찰, 기록해 자료를 수집한 참여 관찰법을 사용했더라고요. 친구들의 직업 교육을 지 켜봤고, 특수학급 친구들의 성장을 도와준 여러 선생 님들의 인터뷰도 담았기에 좀 더 생생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인천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장애인 직업 교육의 목표, 과정, 실제 취업 결과 논문 학창 시절 내내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를 다녔기에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배해리씨. 고등학교 때는 특수학급 도우미를 하며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덕분에 장애인의 직업 교육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장애인의 직업 교육 효과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관련 탐구 보고서를 썼고, 자원봉사센터에서 장애인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의 능력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직업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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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0 Weekly Education Magazine 등도 인용했어요.” 해리씨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교내 탐구 보고서 대회 에서 1등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애인의 직업 교육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직 업 교육의 효과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랐어요. 그래야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 다고 생각했죠. 간혹 장애인들이 커피를 만드는 카페 를 볼 수 있는데, 조금 느리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기다 려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계속된 봉사 활동 해리씨가 2학년이던 2020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 로나19로 인해 등교조차 제대로 못했던 시기였다. 당 시 상황을 반영해 대학에서도 대입에 봉사 시간을 반 영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때 도 105시간의 봉사를 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장애인 직업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과 놀이 보조를 했다. 또한 교내 봉사 동아리에서 하는 봉사는 시간을 인정 받지 못하지만, 동아리 부장이던 해리씨의 아이디어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비대면 봉사를 이어나갔다. “동아리에서 1학년 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 댁으로 찾아가는 봉사를 했어요. 저희들을 예뻐해주셨는데 코 로나 상황으로 못 가니 답답하더라고요. 개인 위생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천연 비누, 손소독제 등을 동아리 부원들과 직접 만들고 손편지를 써서 어르신들께 전달 했어요. 대면이 어려워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전했죠. 첫 봉사 후 한 할머니께서 직접 교무실로 찾아가 감사 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남겨두고 가셨는데 어찌나 기 쁘던지요. 더 신이 나서 물품을 제작하고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장애인 친구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 직접 기획한 봉사 활동이 무사히 진행되자 학생회 일 원이기도 했던 해리씨는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도 비대면 활동을 제안했다. 취소될 예정이었던 동아리 발표회를 영상 발표회로 전환하도록 이끌었다. “동아리 학생 기획단 예능 공연 총괄을 맡아 거리 두기 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준비했습니다. 최소한의 인 원만 무대에 서고 대부분의 학생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지만, 실시간 투표와 즉석 퀴즈 등을 통해 학생 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어요. 코로나19로 침체된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는 성취감이 느껴졌 습니다.” 해리씨는 교내 창업 대회에도 참가해 수상했다. 시각 장애인들의 음료 선택을 돕는 아이디어였다. “캔 음료에는 점자로 ‘음료’라고만 표기돼 있어요. 어떤 맛의 음료인지, 탄산이 포함돼 있는지 등 시각장애인 들이 음료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죠. 안타까운 마음에 음료 정보를 상세히 담은 점자스티커를 만들어 캔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장애인 친구들과 긴 시 간 함께하면서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해결 해야 할 문제들이 좀 더 보이더라고요. 특수교육 교사 가 돼 그들이 삶의 주체이자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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