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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29 지리 마니아와 물리 마니아가 만나다 지리를 배우면서 가장 흥미 있게 느낀 것은 지형, 기후와 같은 자연환경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 향이었다. 호남 지역의 높은 기온과 여름철의 높 은 습도는 음식이 상하기 쉬운 조건이다. 전라도 김치가 다량의 고추와 마늘, 젓갈 등을 이용해 특 유의 음식 문화를 만들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리 마니아로 친구들에게 알려지면서 물리에 관 심이 많았던 친구가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의 효 율성 분석 활동을 함께해보자고 제안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성을 분석할 때 물리학적 으로만 접근하면 해석이 잘 안 된다는 친구의 얘 기에 제가 지리적 요인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아 보기로 했어요. 도시와 토지의 효과적인 이용에 관심이 많았던 때였거든요. 마침 세계지리 를 배울 때여서 저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필요한 도시를 선정하고, 필요한 지리 정보를 수집해나 갔죠. 여러 국가의 수도를 중심으로 환경오염과 전력 소비율, 보급률 등 몇 가지 기준을 세워 조 사해보니 미얀마의 양곤이 눈에 띄더라고요. 에 너지 수급이 어려운 반면 인구가 많은 미얀마에 서는 나무를 베어 에너지를 얻다보니 환경오염이 심했어요. 구글 프로그램으로 기상 관측 지도를 살펴보니 양곤은 여름과 겨울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강 하류에 위치해 있어 풍력과 수력이 모 두 어려운 조건이더라고요. 태양광 발전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죠.” 원빈씨가 수집한 건기, 일사량 등의 기후 데이터 를 활용해 물리 마니아였던 친구는 태양광 발전 패널의 각도와 개수, 배터리 용량을 설정하고, 설 치 20년 후의 효율성 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최적 의 모델을 선택했다. 지리와 물리를 융합해본 경 험은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른 분야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 던 기회였다. 지방의 인구 소멸,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지리와 도시에 대한 관심은 점점 친환경 도시계획으 로 모아졌다. 환경 문제를 도시 차원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궁금했던 원빈씨는 도시 중심부에 거주, 상 업, 행정 등의 기능을 한데 모으고 주변은 녹지로 보 전하는 개념인 ‘압축도시’와 같은 지속 가능한 도시 모 델의 사례를 찾아나갔다.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해 원 도심을 황폐화시키는 방식보다 지방의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열린 비대면 문화 교류 수업에 참여하면서 는 일본 원어민 교사와 ‘도시형 루프’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하철 노선을 건설하기엔 인구가 부족한 지방 도시의 경우 45명만 탈 수 있는 소형 이동수단인 ‘도시형 루프’가 효율적이라는 일본 NHK 의 보도를 접하면서 ‘IT 기술과 교통, 통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의 도시 구조’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 도시공간구조론 이라는 책을 참고해 수학과제탐 구 시간에 도시 계층과 분포의 규칙성을 밝히는 중 심지 이론에 대한 포섭 원리와 수학 공식을 보고서 로 작성해봤어요. 전통적인 도시 구조를 먼저 파악한 뒤 미래의 도시 구조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탐구 해나갔죠. 도심권 중심업무지구는 업무 기능과 생산 자 서비스 기능을 끌어당기면서 주거 지역을 더 밀집 화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는 환경오염과 교통 문제를 더 가속화하겠더라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스 마트도시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요. ‘탄 소 제로,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난 입체적 교통 체제 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 설계’ 를 앞으로 더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빈씨가 어릴 때부터 살았던 논산은 인구가 지속적 으로 감소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논산이 수소 에너지 거점도시 및 국방 산 업 혁신도시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직접 개 발 단지에 찾아가보기도 했다고. “논산의 인구가 노령화될 수밖에 없는 데는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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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0 Weekly Education Magazine 할 산업 인프라가 없다는 점이 큰 요인이었어요. 논산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을 건설하게 되 면 관련 산업 분야의 일자리가 창출되잖아요. 이 를 계기로 화법과 작문 시간에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책으로 혁신도시를 제시했죠. 국내 대 표적인 혁신도시들의 인구 통계를 찾아보며 고령 화 감소 및 출산율 상승 추세를 그래프로 나타냈 고, 이전된 공공기관과 관련된 산업의 경제적 효 과를 알아봤어요. 탐구 과정에서 기존의 혁신도 시에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려는 노력과 혁신도 시를 계획할 때 관련 산업의 연구 단지를 자연환 경과 기존 인프라에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게 됐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수소 에너 지와 국방 관련 산업을 연관시킨다면 논산의 지 역 환경과 삶의 질에 큰 시너지 효과가 나고, 경 제 활성화에도 분명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전형과 학과 적합도, 수시 지원의 기준점 도시 분야 전문가로 꿈이 구체화되면서 관련 학 과를 찾아보니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의 커리 큘럼이 눈에 띄었다. 주택과 교통, 환경, 토지이용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이론과 현실 응용을 배우는 학과로,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곳이었다. 중앙대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탐구형 인재 전형과 다 빈치형 인재 전형으로 나눠 선발한다. 두 전형 모두 지원한 원빈씨는 탐구형 인재 전형으로 합격했다. 교 과 성적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도시에 대한 관심 이 학생부 곳곳에 녹아 있는 원빈씨에게는 학업 역량 보다 전공 적합성 평가 비중이 높은 탐구형 인재 전 형이 더 잘 맞았을 것이다. 수시에서 역사가 오래된 다른 대학의 부동산학과에 도 지원했지만, 이곳은 불합격했다. 부동산에 관한 법률 지식과 경제, 정책, 금융, 투자, 개발 등에 주력 한 학과이기에 경제 를 이수하지 않은 데다 지리에 기반한 도시계획에 관심이 많았던 자신과는 맞지 않 았던 것 같다고. 종합 전형에서는 평가 요소에 따른 전형과 학과 적합도를 고려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느 꼈다. 원빈씨에게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한 논산 대건고의 교육과정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1학년 때만 해도 구체화된 진로가 없었기 때문에 처 음 선택 과목을 결정할 때 막막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냥 흥미 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과목을 중심으 로 정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만난 과목이 지리 였고요. 한데 배울수록 더 재미있더라고요. 스스로 선 택한 과목이다 보니 아무래도 책임감 있게 공부하게 되고, 탐구 주제 등을 정할 때도 친구들과 대화가 잘 됐어요. 느리면 좀 어떤가요. 뭔가 흥미가 당기는 과 목 중심으로 배우다 보면 진짜 좋아하는 과목을 찾 을 수 있고, 제가 한국지리 를 접하면서 재미를 느껴 세계지리 세계사 지역 이해 등을 선택했던 것 처럼 연계해나가면 자연스럽게 진로를 구체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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