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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27 선택의 여지 없는 학생부 종합 전형 6장의 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내신 4등급 선이었어요. 2학년 마칠 때까지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고 싶은 전공이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늘 막연하게 생활했던 것 같아요. 목표 의식이 없으니 동기부여도 안 되고, 성적이 좋을 리 없었죠.” 교과 성적이 좋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학교 활동으로 만 회해 학생부 종합 전형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6장의 원서를 모두 종합 전 형으로 지원했는데, 서울과학기술대를 포함해 3개 대학 에 최종 합격했다. “솔직히 말하면 지원 학과는 학생부 내용을 가장 효율적 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과가 어디일까 하는 전략적 고민 끝에 결정했어요. 산업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 자율학부 로 나눠 지원했는데, 가장 간절히 바라던 서울과학기술대 에 합격해 너무 기뻤죠.” 지원 학과 결정은 조금 늦었지만, 관심 가는 대로 학교 활 동을 열심히 했기에 자기소개서 준비는 누구보다 빨랐다. 학생부를 꼼꼼히 분석해 큰 틀을 짜고 꼭 담을 내용을 추 려나갔다. “2학년 겨울방학에 학생부를 꺼내 그 안에 드러난 제 장 점과 단점을 쭉 적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장 점을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동안 진행한 활동과 연계해 3학년 1학기에 심화 활동을 계획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생활했죠.” ‘스쿨존 캠페인’ 경험 삼아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크라우드 펀딩’ 기획 1학년 때 학급 특색 활동으로 ‘옐로카펫’의 개념과 의의를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기획했다. 횡단보도 바닥의 노란 페인트칠을 통해 어린이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그 경험을 살려 2 학년 초에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디자인과 홍보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자율동아리를 만 들어 배지, 에코백, 팔찌를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관련 단체에 기부했죠. 1학년 때 진행한 옐로카펫 캠페인 과는 전혀 다른 희열과 성취감을 느꼈어요. 무엇보다 수 익금 기부라는 형태로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생각에 보 람이 더 컸습니다. 나중에 정규 동아리로 다시 개설한 뒤 부터는 더 많은 인원과 시간,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부실한 응급 의료 체계, 유기 동물 보호, 시각장애인이 느 끼는 불편 등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과 학술제까지 준비했죠.” 특히 유기 동물 보호 펀딩은 이전 활동의 경험을 살려 다 른 학교와 교류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직접 제 작한 북 보틀 200개를 모두 판매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영홍씨는 이런 스토리를 요약해 자기소개서 3번에 정리 했다. 4개 항목 중 본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그려낸 문항 이어서 더욱 뿌듯했다. 쉽지 않았던 물리학Ⅱ 이수 내신 기간에는 모든 학교 활동을 멈추고 시험 준비에만 집중했지만, 생각만큼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선택 과목 을 결정할 때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물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고2 때 물리학Ⅰ 을 수강하지 않았지만, 고3에 올라가 물리학Ⅱ 를 선택했다. 학교 안에서 물리 학Ⅰ 을 건너뛰고 Ⅱ과목을 이수한 유일한 학생이었다. “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없지 않았고, 무엇보다 종합 전형 으로 공대에 지원하려면 물리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생 각이 가장 컸어요. 학기 시작 전에 기본적인 물리 공식을 외우고 이해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죠. 3학년 1학기 중간 고사 때까지 물리학Ⅰ 교과서를 들고 다니며 독학했고 물리학Ⅱ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2학년 때 교육과정에서 물리학Ⅰ 을 선택하지 않았음에 도 물리학Ⅱ 수업에 도전해 수업에 집중하고 열심히 노 력하는 모습을 보임. 자기 주도 학습을 통해 물리학Ⅰ 내용을 병행해 공부하고, 과학 도서를 찾아 읽으며 관련 배경지식을 넓힘.’ 3학년 물리 담당 교사는 영홍씨의 학생 부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이렇게 적었다. 과학 교과 선택 과목은 위계에 맞게 이수하는 것이 중요 하다. 물리학Ⅰ 을 배운 뒤 물리학Ⅱ 를 이수하는 것이 정상적인 이수 경로이기에 실제 영홍씨 사례를 놓고 과학 교과 교사들이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다는 점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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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28 Weekly Education Magazine 기술’을 주제로 다시 보고서를 작성했죠. 그 내용과 탐구 과정이 다소 난해해 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 일을 계기 로 깨달은 게 있어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는 늘 우려 의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올바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다 양한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이로운 측면이 훨씬 더 많다 는 거예요.” 그때의 경험으로 영홍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나오 는 신기술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 깊이 탐구하는 즐거움에 눈떴다. 신기술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는 일에 이바지 하고 싶다는 꿈을 품은 것도 그 무렵부터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협업의 즐거움 누리며 일하고파 서울과학기술대에 4차 추가 합격으로 최종 합격하기까지 영홍씨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마음을 졸였다. 면접장을 나설 때만 해도 합격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고. 학생 부 세특에 언급된 내용 중 ‘드 무아브르 정리’나 ‘사이클로 이드 곡선’ ‘토매 함수와 디리클레 함수’처럼 어려운 개념 의 심화 질문에 대비해 대학 교재까지 뒤적이며 면접 준 비를 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질문을 받았다. “가뜩이나 위축된 마음에 부러 쩌렁쩌렁 큰 목소리로 인 사하며 면접장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우리 대학에 지원 하기엔 성적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 는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완전히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 죠. 다행히 우리 학과의 특성이나 장점 등에 대해 사전에 조사한 게 생각나, 그 내용을 포함해 제 간절함을 표현했 어요. 물류 중심의 산업공학이 아니라 IT와 빅데이터에 무게를 두는 우리 학과 특성에 대해 언급한 다음, 입학해 서 꼭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씀드렸죠.” 본인 표현처럼 ‘운 좋게’ 대학에 입학한 영홍씨는 고교 3 년의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를 기획해 완 성하는 것의 재미를 깨달았다.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해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하고 싶은 일 역시 그쪽 분야다. “아직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게 많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IT 계열의 기업체에서 기획 업무를 하면 보람 있을 것 같아 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협업하는 즐거움도 추구하면서 요. 두려움을 접고 도전을 이어가는 일, 고등학교 때부터 다져온 제 특기를 살려 앞으로도 쭉 전진할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 신기술 향한 열정으로 “고1 무렵 사회적으로 비트코인 붐이 크게 일었는데, 그때 암호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창의융합교실 연구 프로그램에 참 여해 보고서를 작성했죠.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한 내용이었어요. 블록체인 기술을 온라인 음원, 중고 거래, 기부 산업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학술 제에서 발표한 뒤 학교 문집에 과학 논문으로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뿌듯함을 느끼던 것도 잠시, 어느 날 읽게 된 과학 기사 하나로 큰 혼란에 빠졌다. 구글에서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를 발표하면서 ‘양자우위 양자 컴퓨터가 가장 강력한 기존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 는 전환점 ’에 도달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양자컴퓨 터의 등장으로 현대 암호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의미 였고, 이 발표는 당시 비트코인 관련 주가에도 큰 타격을 줬다. “이후 저는 양자컴퓨터와 블록체인 기술의 우열에 대해 정확히 탐구해보고 싶었어요. 3학년 진로 시간에 양자컴 퓨터에 대해 알아봤고, ‘양자컴퓨터의 등장과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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