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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43 준비와 전략에서 뒤진 스콧 이게 누구 놀려? 죽을힘을 다해 간신히 남극점에 도착했건만 우리를 맞이한 건 노르웨이 국기와 아문센이 쳐놓은 텐트, 남겨둔 장비, 식량, 그리고 호의를 가장한 이 네 가지 없는 편지뿐이로구 나. “굶어 죽더라도 네 놈 물건은 한 개도 취하지 않겠다!”고 하고 싶지만 팀원 보워스가 장갑 한 짝이 없어져 몹시 괴로워하므로 그거 하나만 챙기는 걸로… 에잇, 기분 나빠. 돌아갈 길이 막막하구나. 조랑말들은 오다가 다 죽었고 개는 잡식성이라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데 얘들은 건초만 먹고, 개는 썰매를 끌어도 땀이 안 나는데 얘들은 털이 짧은 데다 땀을 흘리니 금세 얼어죽더구먼! 게다가 주 식량원인 통조림은 다 얼어서 터지고 말이지. 출발 전 아문센 녀석 이 바다표범을 잡아먹는 게 좋을 거라 권했을 때 미개인이라고 놀려댔건만. 며칠 뒤 에번스가 죽었어. 동상에 걸려 잘 걷지 못하던 오츠도 자신이 동료들에게 짐이 되는 게 싫 다며 혼자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갔지. 윌슨과 보워스도 끝내 내 곁을 떠났어. 나도… 더 이상 견딜 힘이 없구나. 영국, 1등보다 유명한 2등 만들기 대작전! 스콧의 패배를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영국 정부는 스콧의 우상화와 더불어 아문센의 충고도 무시한 채 고집부리다 대원들도 못 챙긴 주제에 쓸데없이 글은 잘 써놨다나? 근데 그게 또 낭만주의 시대라 통했다나 뭐 라나? 아문센 깎아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였어. 스콧의 ‘신사적인 아마추 어 정신’과 비교할 때 아문센의 세심하고 꼼꼼한 ‘전문가 정신’은 비겁하 고 하찮은 것이라 매도했다지? 게다가 스콧이 먼저 남극점을 정복했다는 거짓된 내용을 10년간이나 자국 역사 교과서에 싣기도 했고. 영국의 발악 덕 ? 에 지금까지도 남극점에는 아문센과 스콧의 이름이 같이 새겨져 있 고 미국 기지는 ‘아문센-스콧 남극점 기지’로 명명돼 있어. 흠, 스콧이 승 리했다면 아문센의 ‘아’ 자도 남기지 않았을 거면서 말이지! 로알 아문센 로버트 스콧 “우리는 끝까지 버텨볼 생각이다. 하지만 몸이 점점 쇠약해져서 이제 끝이 멀지 않았다. 정말 안된 일이다. 나는 더 이상 쓸 수 없다.” _ 로버트 스콧 추신 신이시여, 우리 국민을 보호해주소서. “그들은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편안한 여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처럼 사람이 비참하게 썰매를 끌어야 하는 여행은 하지 않은 것 같다.” _ 오츠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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