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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31 이토록 재미있는 공부가 있다니! 물리 를 만나기까지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치고 힘들 때 저를 위로해줬던 과목이 바로 물리 였어요. 추상적으로 당연히 받아들이 던 ‘역학’의 다양한 현상을 머릿속으로 그림 그리듯 형상화 하면서 이해하는 게 시작이었죠. 공부를 할수록 이보다 더 명쾌하고 선명한 학문이 없더라고요.” 물론 처음부터 과학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고등학교 진학 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지윤씨의 관심은 온통 실용음악 에 꽂혀 있었고, 교과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고입의 좌절 을 맛본 후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마음을 다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고. “1학년 초 무렵엔 관심도 없는 골프 동아리에 덜컥 가입할 정도로 방황을 좀 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희 반 수학 선 생님을 만나 상담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처음 깨달았어 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요. 선생님의 조언 한 말씀 한 말 씀을 들으며 저도 모르게 벅찼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바 로 보충학습을 신청하고,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했죠. 그 기 간을 돌아보면 늘 흔들리고 불안했지만 울면서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갔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공부가 조금씩 재미있어졌다. 친구들에게 설명 하기를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인 데다, 그 과정에서 본인 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특히 물리 공부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제 가 먼저 친구들을 따라다니면서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 라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하하. 늦게 시작한 공부인 만큼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저를 ‘물 리 여신’이라 부르던 순간, 누군가에게 능력으로 인정받는 기쁨이 이렇게 크다는 걸 처음 깨달았죠.” 교과서 너머 물리의 세계가 궁금해!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물리 수업에서 지윤씨가 특히 흥 미를 느낀 내용은 ‘일-에너지 정리의 증명’에 관한 것이었 다. 수업 시간에는 일정한 힘과 관련된 문제만 다뤘기 때 문에 등가속도 공식을 이용했지만, 우리 실생활에서는 일 정하지 않게 작용하는 힘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더 깊이 알고 싶어서 혼자 Halliday 일반물리학 책 내용 중 ‘일과 운동에너지’ 단원을 읽고 변화하는 힘에 의한 일에 관해 탐구를 시작했어요. ‘구분구적법’ ‘정적분의 정의’처럼 미적분 시간에 배운 내용을 다뤄 식을 전개하는 것은 이 해할 수 있었지만,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수식의 전개 과정 개념을 글로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 서 대학 교수님의 ‘일-에너지 정리’ 영상 강의를 찾아 듣고 부족한 부분을 채웠습니다. 이후 제 나름대로 이해하고 정 리한 내용을 수학 선생님께 다시 확인받았고요.” 제한된 틀 안에 갇히기보다는 더 심화해 탐구할 수 있는 주 제를 찾아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힘, 그 힘을 기르는 훈련 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열정 넘치게 수집한 학과 정보와 철저한 면접 준비 이런 지윤씨의 탐구 열정은 서울과학기술대 MSDE학과 지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MSDE학과에 대한 정보 검색을 진짜 많이 했어요. 융합적 인 커리큘럼을 갖췄다는 점,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과 교육 과정을 공동 운영해 복수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는 점, 수 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은 물론이고, 해외 연수 프로그 램이 필수여서 다른 학과에 비해 학비가 조금 비싸다는 것 까지 파악했죠. 개별 문항인 자기소개서 4번을 쓸 때도 고 민을 많이 했어요. ‘왜 MSDE여야 하지?’라는 질문을 제게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아요. 다른 학과와 차별화되는 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그 내용들을 완벽히 이해하고, 제 진로와 결합하는 상상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그런 노력의 시간이 좋은 면접 결과로까지 잘 이어진 것 같아요.” 서울과학기술대의 면접은 제출 서류에 대한 확인을 통해 인성과 의사소통 능력, 논리적 사고력,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형식이다. 지윤씨는 미리 면접 기출 문제를 구해 반복해 연습하는 건 물론, 학생부 각 항목에 맞춰 예상 질문을 만들고 답변을 달아 준비했다. “면접장에서 물리Ⅱ 화학Ⅱ 를 공부하기 어렵지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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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2 Weekly Education Magazine 냐는 질문을 첫 번째로 받았어요. 등급 확보가 유리한 과 목과 제가 좋아하는 과목 사이에서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꼭 필요하고 하고 싶던 공부였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었 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다음은 ‘볼펜 속도 구하기’ 문제를 받 았는데, 일정한 높이에서 볼펜을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닿 기 전 볼펜의 속도를 구하는 문제였어요. 너무 긴장한 탓 에 1m라는 높이의 조건을 듣지 못했고, 제 손의 길이와 닮 음비를 활용해 높이를 구하고 설명하려고 했어요. 그랬더 니 교수님이 높이를 재차 언급해주셨죠. 당황스러운 순간 이긴 했지만, 오히려 높이를 구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궁리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두려워하지 않고 이루고자 하는 것에 도전한 시간들 지윤씨는 교내 체육대회에서 800m 계주 대표 선수로 출전 해 2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수학 독서 발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금상을 받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 했다. 체력왕 선발 콘테스트, 현장 체험 학습 보고서, 수학 독서 발표회, 세계 금연의 날 기념 글짓기 공모전, 수학 경 시대회 등 교내대회에 빠짐없이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 적 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학교생활은 전교 학생회장 선거 출마로까지 이어졌다. “2년간 학생회에서 총무부 차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전교 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떨어졌어요. 그때 제 머릿속 을 가득 채운 말은 ‘두려워하지 말고 이루고자 하는 것에 도전하자’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전혀 없었죠. 이후 학급 안 에서 학력 신장부 부장이라는 역할을 맡으면서 친구들과 호흡할 기회가 생겨 더 좋았어요. 학업 채팅방을 개설해 관리하는 일이었는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즐거움과 함께 저의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한 것 같아 기 뻤죠.” 돌고 돌아 결국 찾은 기계공학 분야 진로 뛰어난 노래 실력과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기회도 있었다. 합창대회 때 1, 2학년 연속으로 학급 지휘자를 맡아 선곡부 터 연습,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시간을 이끌었다. “진정한 리더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어 요. 반 친구들을 배려하며 화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죠. 결과에 대한 부담과 집착을 버리고 친구들의 감정을 이해 하려고 노력하니 한결 부드럽게 문제가 풀렸어요.” 지윤씨는 궁금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부딪쳐 해결하는 고교 3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진로에 대한 확신도 조금씩 다져갔다. 돌고 돌아 그가 현재 머문 곳은 물리를 기반으로 한 기계공학 분야다. “제 학생부를 보면 생명공학 분야, 조향사, 기계공학자로 학년마다 진로 희망이 바뀌었어요. 전공 공부를 하면서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어떤 직업이 됐든 기계공학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 개 발이나 인공 장기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조금 더 넓혀 생명공학이나 의료 분야 관련 장비를 특허·출원하는 쪽의 변리사 업무도 보람 있을 것 같고요. 이 세상에 제가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제 안에 무궁무진한 발 전 가능성과 자신감이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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