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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내용 : 26 Weekly Education Magazine EDU talk # 에듀_토크 # 선거 취재·사진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소 笑 ·심 心 한 일상 톡톡 선거는 어려워! “나 이제 다시는 반장 선거 안 나갈 거야.”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아들이 화를 내며 들어왔어요. 전날 밤늦도록 거실에서 발표 연습을 하더니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인지. 뚱 하니 심통만 부리는 아들을 살살 꼬드겨 말을 시켜봤습니다. “후보가 10명이나 나온 거 있지? 다들 친한 친구도 많고 발표 도 잘하고… 난 겨우 3표 받았어. 창피하게. ㅠㅠ” 시무룩한 표정으로 쫑알쫑알 털어놓는 얘기를 들어보니 보 드판에 공약을 깔끔하게 정리해 발표한 친구, 실내화를 벗어 치켜들고 ‘이것이 다 닳도록 뛰겠다’ 공언한 친구, 매점에서 모두의 간식을 책임지겠다는 친구, 고민 상자를 만들어 학급 문제를 다 해결해주겠다는 친구, 라면 수프를 들고 와서 학 급의 감칠맛이 되겠다는 친구, 금요일마다 미니 체육대회를 열겠다는 친구까지. 자기는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하고 재미 있는 공약과 발표에 기가 팍 눌렸더라고요. 초등학교 내내 학급 임원을 도맡았던 ‘인싸’ 아들이 새 동네 로 이사 와 낯선 중학교의 새로운 문화에서는 인정받지 못해 억울했던 모양입니다. “괜찮아이번엔 조금 부족했었나 보네.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엄마는 그래도 뭐든 한 번 도전해본 사람만이 다 음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아무것도 안 해. 다 필요 없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니 아들은 진심으로 반장이 되고 싶었나 봐요. 그 속상함이 이해되지만 이왕지사 패배도 건강하게 받 아들이고 툭툭 털고 단단하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 네요. 그리하여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결핍과 실패에도 절 대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애증의 반장 선거 K.O.패 당하고 심통 난 ‘낙선자’ 아들을 위한 라면 정찬과 특급 위로, “너는 영원한 우리 집의 감칠맛이야!“ 밋밋한 소견 발표는 ‘라떼’인 것을. 다음엔 꼭 참신한 소품 하나 챙겨들고 멋진 퍼포먼스를 하는것으로!

탐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