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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내용 : 58 60 Weekly Education Magazine Weekly Education Magazine 1월, 아직 끝나지 않은 2020년 학급 단체 대화방에 오늘의 종례가 올라온다. “얘들아! 오늘 종례가 좀 늦어서 미안. 오늘은 우리가 준비한 게임을 다 하고 나서도 시간이 좀 남는데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지 의견 을 보내주면 돼.” 학급자치회장이 올린 글이다. 예정됐던 학교 축제가 코로나19 상 황이 심각해지면서 학년별 비대면 축제로 변경됐다가, 여러 우여 곡절 끝에 학급별 축제로 최종 결정되었다. 갑작스레 학급별 축제로 바뀌자 우리 학년 담임 교사들은 의논 끝에 각자 한 가지 게임씩을 만들고 그것을 합쳐서 담임 교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를 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축제를 혼자 다 맡아서 하기는 부담이 컸던 담임 교사들은 각자의 역량을 발 휘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한 가지씩 만들어 학년부에서 제출했다. 하지만 우리 반은 아이들에게 온전히 3시간을 맡겨보기로 했다. 동학년 선생님들이 만든 게임은 언뜻 살펴봐도 상당히 재밌고 기 발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어 무척 탐이 났다. 하지만 포기한 이 유가 있다. 예정됐던 학년별 축제에 사회자와 공연자로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우리 반에 있었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1년 동안 우리 반 교실에서의 중심에 자기 결정권을 지닌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서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열흘 남짓이었다. 우선 학급자치회장과 부회장에게 촉박한 일정을 설명하고, 두 사람이 중심이 돼 학급 축제를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신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 비하기는 힘드니 매일 종례 시간을 활용해 급우들의 의견을 받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담임과 같이 협의하며, 하루하루 조금씩 채 워가자고 권했다. 그렇게 주어진 시간의 절반이 흘러갔고 어느 정도의 틀이 만들어 졌다. 남은 절반의 시간 동안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했다. 여기 부터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생은 큰 계획이 세워지고 나면 거 의 모든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알고 이때부터는 무척 낙관적으로 세상과 다른 학교의 시간 글 백원석 교사 경기 시흥중학교 최근 교사, 특히 중학교 교사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 면 버틸 수 없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올해 학 교까지 옮겨 공간마저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도 낯섦 또한 교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제 즐겨보 려 합니다. 21년 차 교사의 교실, 교사만큼 달라짐을 요 구받는 학교, 새로운 학교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 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column #우당탕탕_쌤_말싸미 #중학교_교단일기 #백원석_교사 중학교는 지난 몇 년간 공교육에서 가장 많이 바뀐 곳입니다. 빠른 변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죠. 21년째 학기중이면 매일 중학생들과 부대끼는 백원석 교사가 지금의 학교와 교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학부모들에겐 그저 낯설고, 불안한 ‘달라진 중학 교’. 교사의 눈을 따라 놓칠 뻔한 우리 아이들의 지금을 함께 지켜봤으 면 합니다._편집자 우당탕탕 쌤 말싸미 ⑪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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