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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53 대한민국 학부모의 영원한 로망, 서울대. 서울대 로고를 새긴 점퍼를 입은 학생은 다 예뻐 보이고, 동네에 새로 생긴 병원 간판에 서울대 로고가 그려져 있으면 진료도 받기 전에 믿음직스럽고 안심이 된다. 그 눈부신 로고는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오랜 시간 선망의 대상이었을 뿐, 분석의 대상이었던 적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로고를 본 외국인들,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로고가 한국의 대표 대학을 상징한다고?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참고 미술, 세상을 바꾸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로고를 꿈꾸며 서울대 로고는 해방 후에 제작됐어요. 한국전쟁 등 혼란기에 서둘러 만들다 보 니 미국식의 로고가 탄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서울대는 자타공인 최고의 명문대입니다. 서울대 동문들 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거리의 병원 간판마다 서울대 로고 가 넘쳐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다른 대학이나 심지어 중·고교까지도 서울 대의 로고를 따라 월계수잎과 방패가 등장하는 서양식 로고를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연세대의 로고를 보세요. 그리고 미국의 프린스턴대 로고를 살 펴보면 참으로 닮았음을 한눈에 알 수 있지요. 상당수의 외국 유학생들이 우리 나라 대학의 로고를 보며 유럽이나 미국 대학을 떠올린다고 해요. 자, 어떤가요? 서울대 로고의 이국적인 면이 여전히 멋있게 느껴지나요, 아니 면 우리만의 색이 담뿍 담긴 대학 로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싹텄나요? 주변 국가 국립대 로고들 중국과 일본의 명문 대학들의 로고는 어떨까요? 우리보다 먼저 미국 문화를 수 용한 일본 도쿄대의 로고를 보세요, 노란색과 파란색 은행잎과 한자로 ‘동경대 학 東京大學 ’이라 쓰인 글자가 들어오네요.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 로고를 본뜬 모습은 찾기 어렵습니다. 개화기 시대 ‘탈아입구 脫亞入歐 ’ 즉 아시아를 벗어 나 유럽이 돼야 함을 주장한 일본. 아시아에서 가장 서구를 동경하고 그들의 일 원이 되고자 했던 나라에서, 자국 대학 로고를 서양식으로 모방하지 않았다니 좀 의아하지 않나요? 도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교토대의 로고도 마찬가지 예요. 유럽을 따른 흔적 없이 담백한 디자인입니다. 중국 최고의 두 명문, 칭화대와 베이징대의 로고도 살펴봅시다. 칭화대는 새끼 줄로 짠 듯한 둥근 원안에 한자로 ‘청화대학 淸華大學 ’이라 쓰인 로고를 사용하 고 있어요. 서양의 느낌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베이징대도 마찬가지죠. 베이징 대의 줄임말 ‘북대 北大 ’를 디자인에 넣어 본연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서울대의 설립 취지 서울대는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지 않아요. 1946년 8월 22일 쓰인 서울대의 설 립 취지를 보면 “민족 교육의 기치 아래 민족 최고 지성의 전당이며, 민족 문화 창달과 세계문화 창조를 위한 학문적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국내 최초의 국립 종합대로 설립한다”며 ‘민족’을 3번이나 쓰며 강조했어요. 하지만 서울대 로고 어디에도 민족은 보이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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