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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29 상대평가 부담에도 충실히 선택한 수학·과학 과목 학교 교육과정 박람회 지원단으로 참여해 후배들 을 대상으로 물리학 교과에 대해 설명할 만큼 물리 학을 좋아했다. 과학Ⅰ 네 과목 중 화학과 함께 가 장 성적이 좋았던 과목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공대 진학을 생각해왔기에 과학Ⅱ 과목도 물리학과 화학 을 이어서 선택했다. 물리학Ⅱ 와 함께 3학년에 개 설된 물리학실험 을 이수할 때도 3차원을 다루는 물리학Ⅱ 에서 배운 개념들을 접목해볼 수 있어 유의미했다. 혁진씨가 다녔던 충남 온양고의 경우 수학 교과의 주 요 선택 과목들은 대부분 3학년에 개설되어 있었다.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세 과목을 모두 선 택했기에 학습 부담이 있을 법했지만, 그렇더라도 배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학교에 매주 오는 내일교육 을 비롯해 공대에서 도 통계 분석 등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확률과 통 계 는 수능과 상관없이 배우는 게 좋다는 얘기를 자주 접했어요. 망설이지 않고 선택한 이유입니다. 188명이 선택한, 이수자 수가 꽤 많은 과목이어서 성적도 1등급으로 잘 나왔지만, 미적분 은 만만치 않더라고요. 88명이 선택해 이수자 수도 적었던 데 다, 수학 좀 하는 친구들이 다 몰려 있었거든요. 열 심히 했지만 결국 한 등수 차이로 2등급을 받게 됐 어요. 그렇다 해도 후회는 없어요. 제가 관심 있었던 머신러닝은 물론 게임 개발 과정에서도 수학 과목에 서 배우는 개념들이 두루 쓰인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까요.” 정규 교육과정 외에도 충남도교육청이 제공하는 공 동 교육과정으로 컴퓨터네트워크 를 선택했다. 거 점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기존에 접해왔던 알고리 즘이나 소프트웨어 외에도 정보보안 분야를 새롭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이득이었다. 머신러닝에도, 게임 개발에도 쓰이는 수학·과학 개념 개발자를 꿈꾸며 드론 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혁진 씨는 고등학교 내내 머신러닝과 게임, 웹, 임베디드 특정 기계 안에 제어를 목적으로 내장한 작은 컴퓨 터 개발 등 여러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주제로 고민하던 중 가위바위보를 소재로 사용자의 손 이미 지를 분석해 로봇 팔이 반응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가위바위보 머신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 의 이미지를 웹캠으로 입력받고 파이썬으로 분석한 뒤 아두이노로 전송해 로봇 팔이 알맞은 움직임을 취하도록 했죠. 제작 과정에서 구글의 ‘티처블 머신’ 이 제공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수정해 로봇 팔을 제 작하면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에 인공지능 의 매력을 느꼈어요. 인공지능을 스마트 모빌리티에 서 활용한다면 객체 간의 상호작용을 최적화하고 최 단 거리와 최단 경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때부터 머신러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 작했다. 이 과정에서 행렬 등의 선형대수를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생님께 묻고 인터넷과 책 을 찾아보면서 선형대수를 이해해나갔다. 미국 MIT 강사인 그랜트 샌더슨의 수학 유튜브 채널에서 본 ‘선형대수학의 본질’이라는 강의는 특히 도움이 많이 됐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물리학과 수학의 활용 성이었다. “머신러닝에선 데이터 처리와 최적화를, 게임 개발 에서는 충돌 처리와 위치 변화, 가속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물리학, 미적분학, 통계학 개념이 사용됐 어요. 처음엔 개발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 과 정에서 물리학과 수학 교과목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됐죠. 학교에서 수행한 진로 융합 과제 연구 주제로 ‘선택적 노이즈 캔슬링을 활용한 방음 시스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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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0 Weekly Education Magazine 을 잡았어요. 당시 학교 공사 때문에 소음이 좀 심했 거든요. 외부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기에는 사고 등 의 위험이 있으니 선택적으로 특정 소음을 제어하는 ‘노이즈 캔슬링 방음 부스’를 만들기로 했어요. 컴퓨 터는 소리를 인식할 수 없으니 숫자로 구성된 데이 터로 바꿔줘야 해요. 특정 소리의 파형을 진폭과 주 파수로 표현해, 소리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도 ‘푸 리에 변환’ 이라는 수학적 개념이 쓰이더라고요. 제 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현재 배우는 과목들이 어떻 게 활용되는지 체감하니 성적도 더 올랐습니다.” 1학년 성적에 지나친 좌절은 금물 혁진씨의 고교 생활을 보면 컴퓨터공학과나 인공지 능 관련 학과로 지원했을 법하다. 실제 과학기술원 외에 다른 일반대학에 수시 원서를 쓸 때는 컴퓨터공 학과에 지원하기도 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는 안정적인 합격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연세대는 학교 추천형인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지 원했어요. 워낙 교과 합격선이 높은 대학인 데다 컴 퓨터과학과는 메디컬 계열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고 요. 1학년 공통 과목에 2등급이 꽤 있었기 때문에 전 체 교과 성적 평균을 봤을 때 1차 탈락 위험이 있겠 더라고요. 연세대 교과 전형은 제시문 면접이 있었 기 때문에 면접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학과 를 전기전자공학부로 돌렸어요.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을 찾아보니 세부 분야 중 ‘VLSI 초고밀도 집적회로 및 컴퓨터’가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컴 퓨터 분야와도 연관이 있고, 복수전공 등을 활용해 컴퓨터공학을 더 배울 수 있겠다고 판단했죠. 빛의 이중성을 설명하는 실험 두 가지를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된 면접은 큰 어려움 없이 치렀는데, 덕분에 합 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혁진씨는 고등학생 후배들이 교과 성적 에 지나치게 부담을 갖고 수시 지원을 일찌감치 포 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저도 1학년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담임 선 생님께 ‘저 그만하고 노량진 들어갈까요’라고 우스갯 소리로 말한 적이 있었어요. ‘까불지 말고 1학년 공 부 열심히 해라’라는 답변이 돌아왔지만요. 하하. 1 학년 때는 아직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하고 싶은 공부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과목 선택을 하 고, 진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윤곽이 보이 기 시작할 거예요. 스스로 선택한 과목을 본격적으 로 공부해나가는 2, 3학년이 되니 성적도 오르고 학 생부 기록도 자연스럽게 채워지더라고요. 지원했던 과학기술원 중 한 곳의 면접관님이 ‘고등학교 3년 동 안 수강했던 과목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하셨어요. 확 실히 선택 과목을 눈여겨본다는 느낌이 들었죠. 대 입은 수시에서도 역시 지원 전략이 필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만의 무기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잖아요. 1 학년 성적에 너무 좌절하지 말고 2, 3학년 과정을 잘 채워나가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전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그랬던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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