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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43 아주 멋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오 feat. 비트겐슈타인 누가 내 얘길 하나, 왜 이리 귀가 가렵지? 히틀러가 나와 같은 학교 출신인 걸 알았느냐고? 몰랐 어. 주목을 끌 만한 친구가 아니었거든. 아, 나를 잘 모르는 친구들을 위해 잠시 내 소개를 하지. 난 현대 영미철학의 최고 슈퍼스타로 불 리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야.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긴 쑥스럽지만 믿을 만한 곳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라고 하더군. 나를 잘 몰라도 내 어록은 아마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 다’ ‘내 언어의 한계는 곧 내 세계의 한계다’ ‘철학의 목적은 파리에게 자신이 갇힌 병에서 빠져나 오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너무 많지만 여기까지만 할게. 꽤 잘사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너무 겸손했나? 부와 명예는 언제나 내 관심 밖이었어. 철학적 사유만이 날 매료시켰지.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전 재산을 친구들과 예술가들에게 기부하 고 정원사, 초등학교 교사, 약품 배달 사원 등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갔어. 1차 세계대전 때는 모 두가 말렸지만 자원해서 참전하기고 했고. 더 놀라운 건 전쟁을 치르며 집필한 논리 철학 논고 가 내 대표 저서라는 거야. ‘놀라운 나’ 같으니라고! 듣자니, 히틀러는 미대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군대에 들어가 권력 을 잡은 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아닌 레알슐레가 있던 린츠에 ‘아돌 프 히틀러 박물관’ 을 세웠다더군. 또 굳이 린츠에다가 제철소를 세우고 우리 가문의 공장을 흡수했다지 뭐야. 내게 느꼈던 콤플렉스가 대단하긴 했던 모양이지. 불쌍한 영혼 같으니라고 쯧쯧…. 몸과 마음을 다해 철학을 실천했다고 자부하는 난 ‘아주 멋진 삶을 살았 다고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지. 듣자 하니 히틀러 저 친 구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하던데. 혹자는 그러더군. 히틀러가 어린 시절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기형적인 콤플렉스를 키우지 않았다면 역사는 좀 다르게 흘러갔을 거라고. 그렇다고 히틀러의 악마 같은 행위가 조금이라도 이해받아선 곤란해. 다 신 이런 끔찍한 역사가 반복돼서도 안 될 거고. 이 철없는 친구에게 연락 을 한 번 해봐야겠어. 비록 삶을 마감한 후지만 이제라도 깨달음을 얻게 도와주려 내 위대한 사상을 좀 들려줄까 해. ‘귀 열어라철학 들어간다’ 하며 말이지. 레알슐레 재학 당시의 히틀러와 비트겐슈타인. 히틀러비트겐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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