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58 Weekly Education Magazine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 꼭 학교여야만 할까, 학교의 존재 이유를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학교 혁신과 수업 개선은 대입의 장벽 앞에 자주 가로막히곤 합니 다.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면서 지방 소도시 학교는 존폐 여부를 걱정하는 상황입니 다. 수업이 잘 안 될까 봐, 아이들이 괴로울까 봐, 우리 동네가 사라질까 봐… 걱정도 고민도 많지만, 강원 양양고 이재호 교사는 ‘그럼에도 학교’라 말합니다. 우리가 여 전히 ‘학교’를 지켜야 하는 이유, 이 칼럼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_ 편집자 글 이재호 교사 강원 양양고등학교 수업을 잘하는 교사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는 교사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교사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아이들을 많이 좋아한다고 수줍게 고백할 수는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듯 학교도 많이 변해왔습니다. 긍정적 변화는 무엇인지, 아쉽게도 사라져가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교육을 이야기할 때 입시에 밀려 잊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학교가 사랑을 배우는 곳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럼에도 학교 ⑳ 가리는 손 문학 수업 이야기 #칼럼 #그럼에도_학교 COLUMN 학부모님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럼에도 학 교’를 연재하고 있는 강원 양양고 이재호입니다. 그 동안 적어온 학교 이야기들이 학부모님께 직접 와 닿지는 않았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학 부모님께 수업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냅니다. 요즘 아이들의 문학 시간, 궁금하시지요. 작년 문 학 과목에서 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가리는 손 전문을 읽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수업의 모든 구 상 과정과 활동지를 나눠주신 백운고 김애연, 박주 은, 송재영, 김민성 선생님 덕분에 엄두를 낼 수 있 었습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는 이렇게 대가 없 이 수업을 나누는 문화가 있답니다. 우선 가리는 손 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내 자녀가 누군가의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 소설의 서술자인 ‘나’는 동남아시아 국적의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 재이를 홀로 키우며 영양사로 일합니다. 재이는 교회 성가 대에서 독창을 할 정도로 노래를 잘했으나, 또래 아 이가 쓴 모욕적인 쪽지를 읽은 뒤 더는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이 밖에도 작품 내내 재이가 다 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차별을 겪고 있음을 짐작할 만한 일이 많이 나옵니다. 어느 날 ‘나’는 재이와 함께 경찰서에 가게 됩니다. 경찰서에서 돌려 본 CCTV에는 청소년 한 무리가 폐지 줍던 노인을 폭행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화면 학부모님,손잡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