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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페이지 내용 : naeiledu 37 수록 기초 학문의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 기초 학문이 뒤처지면 선도 국가로 나아가기 어렵 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인간이 가장 유효한 자원이라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 고르게 발전시켜야 하는데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면 왜곡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발전이 너무 빠르다. 코딩 인력 수요가 급증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챗GPT가 대 부분의 코딩을 대신해준다. 지금 산업계에서 필요로 한다는 인력이 대학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할 때도 여전히 수요가 있을지 담보할 수 없다. 반면 대학에서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독어독문학, 불어불문학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경제·군사 강국이고, 두 나라의 학문·문학·예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서 해당 나라의 문학·언어·문화를 연구할 가치는 여전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교육계 산업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장기적 으로 추진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Q.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진행되는 인문학 교육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국 대학 입시가 문제다. 좋은 정책을 선보여도 초등학생에게 고교 수학 선행학습을 시키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인문학 소양을 기를 틈이 없다. 게다가 지금은 스마트폰과 같이 학생들의 관심을 빼앗아갈 매체가 너무 많아 긁을 읽거나 사색할 여유도 없다. 책조차 요약본을 보고, 동영상도 2분 안팎의 숏폼을 찾으니 긴 텍스트를 접한 경험이 부족하다. 때문에 대학 진학 후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대 인문대학 발전위에서 논술을 검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읽고 쓰는 역량을 보완할 방법을 강구하다 논술을 살폈는데, 입시가 엮이니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 로 논의가 전개돼 안타까웠다. 우선 매체의 유혹에서 벗어날 환경, 얼굴을 마주하고 의사소통할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 요하다. 알고리즘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경험도 필요하 다. 인문학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고 소통하며 인간과 사회를 탐구하 는 것이 핵심이다. 만들어진 정보를 받기만 하면 스스로 무언가를 생산해내기 어렵다. 스스로 사고하고 상상하고 선택하는 훈련을 학교에서 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디지털 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다양한 디지털 매체가 수업에 활 용되면서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더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학생들 이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력으론 세계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 군사력도 만만찮다. 선진국의 위상 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을 높이려면 학문적으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 어야 하고, 세계의 인문학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첨단 과학 기술이 주도하는 사회에 선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질적인 부분을 넘어 정신문화를 육성하는 데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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