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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35 적으로는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이를 맞춰주는 게 정책이다. 개인이나 개별 대학의 노력 으로 해결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테크 산업 시대로 나아가는 지금, 상상력과 창조 력이 관건이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에 바탕을 둔다. 한데 우리나라는 인문학적 역량의 필요 성을 역설하면서도, 육성하려는 노력이나 사회적 투자는 매우 미미하다. 우리나라의 R&D 현 황을 보면, 전체의 1.21.3%만 인문사회 분야에 배정된다. 선진국은 최소 5배 이상 투자한다. 이 같은 학술 정책의 부재와 지원 부족이 인문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인문 학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박한 상황이다.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지금, ‘문송’한 현재는 부끄 러운 일이다. 인문학을 지원하는 학술 정책의 수립·추진이 절실하다. Q. 서울대 인문대학은 2023년 초 ‘인문대중장기발전계획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 11월에 초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한다면? 외부에선 논술, 한국학과 등 새로운 전형 방법과 모집 단위에 주목했지만, 핵심은 인문대학 내 학과 체제의 발전적 변화에 있다. 50년간 유지된 학과 중심 학사 구조를 필요에 따라 학부 단위로 묶어 현재 학과 체제가 안고 있는 어려운 점들을 완화 혹은 해소하고,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요체다. 국제화 교육 강화를 포함해 인문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실 서울대가 학부제를 폐지한 2008년 이후에도 인문대학은 광역, 즉 인문대학 내 무전공 강창우 교수는 1996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학내에서는 인문대학 학생부학장과 국제화지원센터장,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단 CK사업단 단장, 기획부처장, 평의원회 환경문화복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인문대학장과 전국국공립대 인문대학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학외에서는 한국텍스트언어학회장, 한국독일어교육학회장,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감사, 독일의 ID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한 후 현재 한국독어학회 회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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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6 Weekly Education Magazine 으로 선발해왔다. 현재 신입생의 50%를 무전공으로 모집 중이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고 기초 소양이 있는 학생이 대학 수업을 들어보고 전공을 선택하면 학생은 진로선택 면에서 시행착 오를 줄이고 대학 입장에서도 전공에 적합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오랜 숙원이었던 인문학도서관 신설 및 대학원생 연구실 부족 문제 해소, 실험 연구 분 야 증가로 인한 실험실 수요 증가 등에 따른 공간 확보를 위해 인문대학 3개 동의 증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에 대학본부에서의 심의가 마무리돼, 내년에 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정부의 무전공·자율전공 선발 확대에 대해 국공립대 인문대학을 대표해 우려 입 장을 전달했는데? 무전공 선발과 비슷한 광역 선발을 10여 년간 운영해보니 장단점이 뚜렷하다. 장점은 학생 들이 대학에 와서 자신의 적성을 고민해보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쏠림 현상이다. 지원자가 집중된 학과와 공백이 생기는 학과가 해마다 나타난다. 입대나 어학연 수 등을 이유로 한 휴학 인원을 고려하면 정상 운영이 어려운 학과가 생긴다. 학문에 뜻을 둔 대학원 진학자의 수도 적다. 특히 2022학년 수능 체제가 바뀌면서 자연 계열 지망생들의 ‘문 과 침공’이 시작된 후 중도 이탈자가 급증했다. 2021년까지 35명 정도였던 신입생 자퇴자가 2022년 10명, 2023년 17명으로 늘었다. 휴학도 비슷한 패턴으로 늘어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 무학과 선발 확대는 이런 문제를 더 심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대 자율전공학부의 경우 컴퓨터공학부, 경제학부, 경영대학 이 세 곳에 선택이 집중된다. 실제 이번 학기 전공 신청 현황을 보면, 140여 명 가운데 인문대학 전공 선택자는 4명뿐이다. 복수전공이 가능해 전공 한 개 정도는 취업과 무관하게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도 결과가 이렇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전공 모집 제 도가 확대되면 전공 쏠림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 선택권 강화라는 취지보다, 선호 학과 진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대학은 여러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선호 학과는 강의실 확 보 등의 어려움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워지고, 기초학문은 학 생이 부족해 운영은 물론, 해당 학문의 유지·발전이 더 힘들어질 수밖 에 없다. 경영적 관점으로 대학 교육에 접근할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학문 생 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방안을 고민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교육해 공급할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업 에 필요한 실무형 인재 배출은 물론, 학문을 발전시킬 연구 인력 양성 또 한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학문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천 천히 발전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갈

탐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