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66 Weekly Education Magazine 내일신문·내일교육 공동 기획 글 이한종 교수 춘천교대 교육학과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 일본 와세다대에서 인간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 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팀장을 거쳐 2009년부터 춘천교대에 재직하고 있다. 춘천교대에서 입학처장, 산학협력단장, 대외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한국초등상담교육학회장, 한국상담학회 학술지 편집위원 등을 지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직접 수행하는 심리상담, 경직된 신념을 변화시킴으로써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난 이렇게 우울한데 넌 어떻게 행복한 거니? COLUMN #칼럼 #교육학_이론으로_다시_보는_ 교육_이슈 요즘 아이들은 꽤 ‘우울’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 르면, 2022년 기준 만 617세 아동·청소년의 우울 증 진료 인원은 3만7천386명으로 지난 2018년의 2만 3천347명 대비 60%나 늘었다. 도대체 무엇이 우울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여기 오랜 친구인 갑수, 을룡, 병철이 있다. 함께 등 산하던 세 친구는 깊은 산속에서 사나운 멧돼지와 눈 이 마주쳤다. 거리는 불과 10m 남짓이다. 이 위험한 상황에서 갑수는 감히 짐승이 사람을 놀라게 한다고 화를 내며 멧돼지와 싸울 기세다. 을룡은 너무 무섭 다며 당장 도망가려고 한다. 병철은 이도 저도 다 소 용없다며 바로 옆 바위 뒤에 숨어 미동도 하지 않는 다. 누구의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을까? 우울의 순기능과 역기능 정답은 병철이다. 갑수처럼 막대기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싸우려다가는 도리어 멧돼지에 물려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을룡처럼 허겁지겁 도망가는 것도 위 험하다. 멧돼지가 흥분해서 사람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병철처럼 바위나 나무 뒤에 숨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인다. 멧돼 지는 시력이 몹시 나쁜 데다 자극하지 않고 내버려두 면 머지않아 깊은 숲속으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은 위기 상황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행 동을 취하도록 자극하는 도구이며, 진화의 과정에서 발달한 건강한 기능이다. 갑수의 분노는 두려움 없이 위험과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을룡의 두려움은 위험으로부터 신속히 도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 한 감정이다. 혹시 싸울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최악 의 위기 상황이라면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 아질까?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서 위협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 병철이 느낀 우울은 행동 의욕 을 떨어뜨려 신체 움직임을 최소화함으로써 생존할 교육학 이론으로 다시 보는 교육 이슈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