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58 58 Weekly Education Magazine Weekly Education Magazine 얼마 전 ‘학급 자치 활동’ 시간에 ‘우리 반 친구 찾기’를 해봤다. 대 개 학년초 학생끼리 서먹서먹할 때,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 록 하는 활동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 학기가 끝나갈 무 렵에야 했다. 3주에 한 번 학교에 오는 상황이라, 활동도 비대면 으로 만들었다. 20개의 문항을 주고 반 친구들과 대화 앱을 통해 개별적으로 문항에 해당하는 친구를 찾아 그 이름을 적어서 제출 하는 것이었다. 20개 중에서 15개 이상을 적어내면 ‘통과’로 인정 했다. 학생들에게 내준 질문은 대략 이랬다. ‘나와 생일이 같은 달에 있는 친구’ ‘누나 언니 가 있는 친구’ ‘네 번째 손가락이 두 번째 손가락보다 긴 친구’ 이런 종류의 20개 질문 중에 ‘그동안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해본 친 구’도 있었다. 이 항목에 모든 아이들이 친구 이름을 적어냈다. 반 전체 아이들이 한 번 이상 대화를 안 해본 반 친구가 최소 한 명 이상은 있다는 얘기다. 엉뚱한 상상이 현실이 된 지금의 학교 장마라 열대야도 아닌데 잠을 설치고 새벽에 잠을 깨면 이런저 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잠 못 이루게 하는 생각 중 가장 많은 비 중을 차지하는 것은 학생들의 등교다. 지난 3월, 등교가 늦어졌 을 때 우스갯소리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한 반에 5명 정도씩 요일별로 등교하고, 학교에 오지 않고 가정학습만 하 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정말 ‘엉뚱한 상상’을 펼쳐본 적이 있 다 본지 947호 6061쪽 참조 스스로도 잠이 덜 깬 새벽이 만들어낸 어리석은 발상으로 치부하 고 넘겼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며 타성에 젖은 일부의 학교 문화를 바꿀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뿐이었다. 그런데 말도 안 된다고 여겼던 상상이 현실이 됐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 지역은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 시행으로 등교 인원을 전교생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학년 당 요일을 정해 주 1회 등교하고, 중학교도 3주 간격으로 1개 학 년씩 학교에 온다. 중학교 1학년은 6월 8일 등교를 시작했다. 8월 초까지 3번, 3주 등 교하고 여름방학을 맞는다. 문제는 2학기에도 상황이 나아질 기 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원격 수업 기간 에 한 학습을 가끔 등교해서 평가받는 곳’으로 인식할까 걱정이다. 내 친구를 돌려주세요 글 백원석 교사 경기 시흥중학교 최근 교사, 특히 중학교 교사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 면 버틸 수 없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올해 학 교까지 옮겨 공간마저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도 낯섦 또한 교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제 즐겨보 려 합니다. 21년 차 교사의 교실, 교사만큼 달라짐을 요 구받는 학교, 새로운 학교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 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column #우당탕탕_쌤_말싸미 #중학교_교단일기 #백원석_교사 중학교는 지난 몇 년간 공교육에서 가장 많이 바뀐 곳입니다. 빠른 변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죠. 21년째 학기중이면 매일 중학생들과 부대끼는 백원석 교사가 지금의 학교와 교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학부모들에겐 그저 낯설고, 불안한 ‘달라진 중학 교’. 교사의 눈을 따라 놓칠 뻔한 우리 아이들의 지금을 함께 지켜봤으 면 합니다._편집자 우당탕탕 쌤 말싸미 ⑥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