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56 Weekly Education Magazine EDU CULTURE #TMI #부대찌개 #전쟁사 며칠 전, 영국 BBC가 나를 집중 조명했다지? “한국전쟁 중 탄생한 ‘생존 찌개’인 부대찌개는 한국인에게 기쁨과 안정을 주는 컴포트 푸드 comfort food 로 자리매김했고, 이제는 국제적 레시피로 진화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했다나 뭐라나. 나 진짜 팬사인회라도 열어야 하는 거 아냐? 그런데 마음상하게 BBC는 날 제대로 살피지 않았어. “부대찌개는 끝나지 않은 잔혹한 전쟁을 상기시키는 음식이며 황폐한 재난에서도 빛난 창의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과 미국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한다”고 했거든. 내가 탄생하게 된 기나긴 역사를 도통 이해하지 못했단 얘기지. 내 안에 한국전쟁과 미군만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왜냐, 난 전 세계의 역사가 녹아 있는 글로벌 푸드니까! 그러고 보니, 나 원래 세계적이었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알아두면 있어 보이는 TMI 29 부대찌개 부대찌개에 담긴 5대 전쟁 이야기 지금 소개할 부대찌개 주재료 소시지와 햄, 만두, 신김치 앞으로 ‘역사 찌개’라 불러다오 #1. 소시지, 햄을 탄생시킨 몽골의 ‘유럽 정복 전쟁’ 소시지와 햄의 조상은 누구? 912호의 ‘육포’ 편을 본 친구라면 어렵지 않게 맞혔을 거야. 유럽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몽골의 기마부대. 그 무시무시한 기동력은 육포에서 나왔다고 알려줬었지. 역사적으 로 전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둘 이상의 국가 사이에 무력을 동반한 침략이 자행되고 폭력이 난무한 상태를 가리켜. 참혹한 아픔을 불러오는 한편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해. 몽골군의 전투식량이었던 육포는 유럽인들에게 지옥맛을 보게 했지만 그 뒤 소시지와 햄으로 발전 돼 유럽인들의 입맛을 책임졌지. 어디 그뿐이니? 독일 함부르크 노동자들은 빵과 빵 사이에 햄을 넣어 먹는 간편식을 개발했고 이 음식이 미국으로 건너가 함부르크, 영어로 ‘햄버거’가 됐다는 거 아니니. 이제 겨우 소시지와 햄만 소개했는데 벌써 몽골, 유럽, 미국까지 나와버렸네. #2. 만두를 탄생시킨 제갈 량의 ‘남만정벌’ 촉한 蜀漢 의 유비, 관우, 장비 삼총사와 위 魏 나라의 조조, 오 吳 나라 손권의 활약이 돋보이는 소설 삼국지연의 , 보통 삼국지 라 불리지. 그러나 삼국지 의 진정한 주인공은 유비가 삼고초려로 모셔 온 브레인, 제갈량일지도 몰라. 중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지략가이자 정치가로 꼽히는 제갈량 은 지금까지도 ‘넘사벽’오라를 뽐내며 현명한 이를 비유하는 대명사로 쓰이니까. 그런데 그거 알아? 간식으로 자주 먹는 만두도 제갈량의 지략에서 탄생했다는 거. 당시 제갈량은 남만이라는 곳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났어. 함께 있던 사람들이 남 만의 풍습에 따라 사람의 머리 99개를 물의 신에게 제사지내야 한다고 전했지. 제갈량은 밀가루로 사 람의 머리 모양을 한 음식을 빚어 그것으로 제사를 지냈고 그러자 풍랑이 가라앉았다고 해. 여기서 만 두란 이름이 나왔는데, ‘속일 만 瞞 ’과 음이 같은 ‘만 饅 ’을 빌려 ‘만두 饅頭 ’라고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