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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내용 : 58 58 Weekly Education Magazine Weekly Education Magazine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_ 나태주 시인의 안부 칠판 한구석에 이 시를 적고 사진을 찍어 반 아이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으면서 담 임이 올려주는 글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도 점점 식어들어갔다. 30분 동안 채팅창에는 ‘네’라는 한 글자만이 두 번 올라왔다. 우리 학교 3학년 어느 담임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우리 반 교실 앞문 가까운 칠판 왼쪽 게시판에는 학급시간표를 밀어내고 ‘코로나 예방 수칙’이 크게 자리를 잡았다. 수능 고사장 마냥 듬 성듬성 간격을 둔 책상만 봐도 KF94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숨이 턱턱 막혀온다. 이 상황에서 수업을 제대 로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진짜 등교하는 건 가?’라는 의문을 품는다. 5월 20일부터 고3의 등교 수업이 시작 됐지만 첫날부터 어느 지역은 아예 등교를 막았고, 어느 지역은 학교에 오자마자 집으로 돌려보냈다고도 한다. 백신이나 치료제 가 나오기 전까지, 학교는 이 풍경을 수없이 반복하지 않을까.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온라인 교실’ 온라인 수업 풍경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요즘은 매일 아침 9 시 줌 Zoom 으로 화상 조회를 한다. 쌍방향으로 소통이 가능해, 할 수 있는 것이 늘었다.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고, 그날의 시간표와 공지사항을 안내하면 궁금해하는 것을 바로 그 자리에 서 물어보고 대답해줄 수 있게 됐다. 지난 스승의 날에는 오전에 창의적 체험 활동 수업을 진행했다. 1 시간은 ‘그동안 학교생활하면서 만났던 선생님 중에 가장 존경하 는 좋아하는 분이 계시면 그분을 왜 존경하게 좋아하게 되었는 지 100자 이내로 적어서 보내기’였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수업 이 재밌었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다. 10여 분 동안 얼굴을 마주하는 아침 조회만으로는 아이들을 자세 히 알기 어려워 ‘생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좋았던 일, 받았던 선물, 서운했던 일, 슬펐던 일 등 ’에 관해서도 적어 보내게 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글 백원석 교사 경기 시흥중학교 최근 교사, 특히 중학교 교사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 면 버틸 수 없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올해 학 교까지 옮겨 공간마저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도 낯섦 또한 교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제 즐겨보 려 합니다. 21년 차 교사의 교실, 교사만큼 달라짐을 요 구받는 학교, 새로운 학교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 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column #우당탕탕_쌤_말싸미 #중학교_교단일기 #백원석_교사 중학교는 지난 몇 년간 공교육에서 가장 많이 바뀐 곳입니다. 빠른 변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죠. 21년째 학기중이면 매일 중학생들과 부대끼는 백원석 교사가 지금의 학교와 교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학부모들에겐 그저 낯설고, 불안한 ‘달라진 중학 교’. 교사의 눈을 따라 놓칠 뻔한 우리 아이들의 지금을 함께 지켜봤으 면 합니다._편집자 우당탕탕 쌤 말싸미 ④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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