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58 58 Weekly Education Magazine Weekly Education Magazine 5월이 코앞인데 아이들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담임 으로서 매일 소통은 하고 있다. 오늘의 출석 체크는 ‘나는 우리 반 이 하고 한 반이었으면 좋겠다’의 빈칸을 채워서 보내는 것으로 했다. 가장 많은 답이 ‘편안하면서도 활기찬 반’이었다. 하 루 빨리 우리 반 아이들이 바라는 교실 속에서 재잘거리는 웃음 소리와 함께 생활하고 싶다. 그런데 오늘도 오전 10시가 넘었는데 출석 체크를 못한 아이가 있다. 아침 일찍 깨워도 부모님 출근 후 다시 잠이 들어 점심 무 렵에야 일어나는 학생이다. 10시쯤 전화를 걸었더니 연결이 안 된다. 11시가 넘어 한 번 더 시도해봤으나 여전히 연결음만 들린 다. 어쩔 수 없이 근무 중인 어머니께 연락드렸다. 당장 아이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딱히 방법이 없으니 담임으로서는 곤란하 기 그지없다. 12시가 다 돼서야 아이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 ‘우리 반은 신나고 즐거운 반이었으면 좋겠어요.’ ‘반갑다’는 인사와 함께 ‘내일부터는 오늘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 나서 이번 주 금요일에는 9시에 출석 체크해보자’는 답을 보냈다. 교실과 다르지 않은 온라인 속 중1 출석 체크와 동시에 교과 담당 교사의 일도 시작된다. ‘EBS 온라 인 클래스’에 먼저 접속해 밤새 학생들이 올려놓은 질문은 없는지 확인한다. 그와 함께 우리 반 학생들에게 오늘 EBS 온라인 클래 스의 접속 상태는 괜찮은지, 온라인 교육을 듣다가 어려움은 없 는지 등을 채팅창을 통해 확인한다. 아이들은 아주 사소한 것부 터 담임이 해결할 수 없는 것까지 다양하게 질문을 던진다. 최대 한 자세하게 알려주고, 그 내용을 반 학생 모두 볼 수 있도록 단 체대화방에도 올린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똑같은 질문을 또 다 른 학생이 한다. 갑작스레 실시한 온라인 개학이라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교실에 서도 같은 내용을 1시간에 서너 번, 많게는 10번 정도 다른 아이 들이 돌아가면서 질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직 초년기에는 다 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가 싶어 혼을 냈는데 여러 해 중학 교 아이들과 만나다 보니 ‘원래 그런 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너그럽게 다시 대답을 해주거나 설명하려 노력하는데, 사 온라인 수업 숙제 떠안은 학교의 미래 글 백원석 교사 경기 시흥중학교 최근 교사, 특히 중학교 교사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 면 버틸 수 없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올해 학 교까지 옮겨 공간마저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도 낯섦 또한 교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제 즐겨보 려 합니다. 21년 차 교사의 교실, 교사만큼 달라짐을 요 구받는 학교, 새로운 학교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 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column #우당탕탕_쌤_말싸미 #중학교_교단일기 #백원석_교사 중학교는 지난 몇 년간 공교육에서 가장 많이 바뀐 곳입니다. 빠른 변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죠. 21년째 학기중이면 매일 중학생들과 부대끼는 백원석 교사가 지금의 학교와 교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학부모들에겐 그저 낯설고, 불안한 ‘달라진 중학 교’. 교사의 눈을 따라 놓칠 뻔한 우리 아이들의 지금을 함께 지켜봤으 면 합니다._편집자 우당탕탕 쌤 말싸미 ③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