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페이지 내용 : 52 Weekly Education Magazine 봄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왠지 이옥이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 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방을 보았지만 이옥의 모습은 보이 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곁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자, 한 번 들어보게나. 나는 이옥이 남긴 멋진 글, 내 평생 잊어본 적 없는 그 순간의 기록인 그 멋진 글을 소리 내어 읊어본다. “바람이 메말라 까실까실하고 이슬이 깨끗하여 투명한 것이 음력 팔월의 멋진 절기다. 물은 힘차게 운동하고 산은 고요히 머물러 있는 것이 북한산의 멋진 경치다. 개결하고 운치 있으 며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세 사람이 모두 멋진 선비다. 이런 사람들과 여기에서 노니니 그 노니는 것이 멋지지 않을 수 있 겠는가? 중략 그윽해서 멋진 것도 있고, 상쾌하여 멋진 것도 있고, 활달하 여 멋진 것도 있고, 아슬아슬하여 멋진 것도 있고, 담박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알록달록하여 멋진 것도 있다. 시끌시끌하여 멋진 것도 있고, 적막하여 멋진 것도 있다. 어디를 가든 멋지 지 않은 것이 없고, 어디를 함께하여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 다. 멋진 것이 이렇게도 많아라! 이 선생은 말한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이렇게 멋진 것 이 없었다면 이렇게 와보지도 않았을 게야.”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197199쪽 일부 발췌. 도서관장이 추천하는 두 번째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조선 후기 문인 ‘이옥’과 ‘김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역사소설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대부분의 중학생이 ‘누구?’라고 할, 혹은 ‘이름이 좀 힙하다?’라고 할 수도 있을 이옥은 조선 후기 정조 때 문신이다. 문체반정 문체를 바르게 돌린 다는 뜻 에 연루되면서 잘못된 글을 짓는다는 이유로 왕의 노여움을 사 빼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했다. 반항기 가득했던 이옥을 아끼고 그의 글을 정리해 후대에 남긴 인물, 김려. 두 벗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조선 후기 역사까지 덤으로 알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반성문 수백 장에 꺾일 내가 아냐 조선의 반항아 ‘이옥’을 만나다 EDUCATION 중등 #중학생 #독서 #중학생_추천_도서 #책 #도서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 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을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_편집자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지은이 설흔 펴낸곳 창비 추천 도서 1분 맛보기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2 소설 서울 대치도서관 유순덕 관장이 읽어주는 소설 속 역사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