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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59 수업_ 우리 아이들의 눈에 비친 덴마크의 수업 우리 학생들은 덴마크 수업이 신선하게 다가왔나 보다. “선생님이 주제를 주면 학생들은 자유롭게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선생님께 자문을 구한다. 주제에 대한 탐색이 끝나면 자신이 무 엇을 조사했는지 얘기하며 서로 비교한다. 여기서 가장 놀란 점 은 우리나라의 경우 시끄러워지면 선생님들이 조용히 하라고 제 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덴마크의 경우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너무 조용하면 지적한다는 점이다.”_ 인창고 1학년 박준용 “한국 학생이라면 아주 싫어할 수 있는 수학 시간, 나는 덴마크 수학 수업을 경험하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이 보드판 위 에 수학 개념을 스스로 풀고,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매우 다른 수업 방식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수업’ 이다.”_ 인창고 1학년 오정호 “덴마크 아이들은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처음 만난 아이들인데도 한국의 교육 제도, 수능 시험, 청소년 문화 등 다양 한 질문을 많이 하더라.”_ 인창고 2학년 이지윤 덴마크 수업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상호작용이 활발했 다. 수업 진행 절차는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 에는 절제된 약속이 몸에 배어 있었다. 도입부에 그날의 수업에 대해 교사가 설명을 한다.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자료와 참고 자료는 이미 제공되어 있다. 각자 노트북 을 이용하니 검색도 자유롭다. 자료에 대 한 해석은 제한이 없다. 교사는 질문을 통 해 학생들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돕 는다. 물론 이 질문은 간단하다. 한 질문에 하나의 과제를 담았으니 아이들은 그 질문 에 집중한다. 교사가 설명을 하거나 질문하는 사이 학생 들은 손을 든다. 그냥 앉은 자리에서 함부 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는 모든 아이 들이 고루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어떤 의견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 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금 과장이 섞 인 추임새도 넣는다. 그렇게 개인 의견을 들은 후에는 반드시 모둠별로 이야기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교 사가 던진 질문 범위 안에서 서로의 의견 을 나눈다. 그렇게 나눈 후 다시 또 교사는 학생들의 발표를 유도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 교사들은 질문을 통해 수업을 단계적으로 이끌어간다. 처음과 마무리까 지 엉성한 것 같지만 잘 짜인 드라마다. 마 지막에 교사는 수업 의도를 확인하고 마무 리를 한다. 마무리에는 이번 시간의 학습 개념 확인과 다음 수업 안내가 따른다. 우리 학생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것은 자신 의 의견을 말하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였 다. 무엇보다도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분 위기는 정말 배우고 싶단다. 공간_ 학교는 ‘건물’이 아닌, ‘사람’이다 류슨스틴 고등학교는 유럽의 대부분 학교 처럼 건물 위주의 학교다. 과거 공장지대 라 우중충한 건물이 그대로 있는 마을 여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 그들은 상대방에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 우리처럼 모든 교실이 똑같은 책상에 칠판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니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어떤 규칙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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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60 Weekly Education Magazine 있는 우리로서는 기존의 시설을 알뜰하고 유연하게 활용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수업 변화가 어 설프다고 했다. “분명 수업 모습도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는 좀 어설퍼 보여요. 남의 것 을 마구 모방해 따라 하다 보니 이도 아니 고 저도 아닌 어설픈 수업이 되는 거지요.”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왜곡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수업 시간이 학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형식에만 머 물러 있다. 학생의 눈에 비친 우리의 교육 현실이 이 럴진대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학생 활 동이 강조되는 수업을 하다 보니 교실에는 모둠 활동이 많다. 그런데 덴마크 수업을 본 학생들은 날카롭게 문제점을 말한다. 모둠 활동은 서로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 는 방식인데, 제공되는 활동지는 개인적으 로 답을 쓸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굳 이 모둠 활동을 할 필요가 없다. 공부 잘하 는 아이는 얼른 활동지에 답을 적어버리고 만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아이는 혼자서 어렵게 문제를 해결한다. 분명 자리 배치 형식은 모둠인데 활동은 각자 한다.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단다. 생각을 나누는 데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 라 ‘자기 생각’이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이래저래 덴마크 고등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기저기에 학교 건물이 있고, 그 안에 수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일 정에 따라 움직인다. 교사들은 수업을 하기 위해 자전거로 이동 하기도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무언가 비효율적이고, 낡고, 좁고, 답답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둔 우리가 공간 활용에 대해 생각해야 할 부분이 보였다. 우선 쉬는 시간에 대기할 수 있는 ‘White space’라 할 공간이 여 러 군데 있다. 운동장이 없고 건물 위주인 학교에서 선택 과목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학교 특성상 필요해 마련한 공간으로 보인 다. 우리가 방문한 기간 동안 사용했던 공간 중 하나를 중심으로 활용 방법을 살펴보자. 넓은 공간 여기저기에는 사용처를 알 수 없는 검은 상자와 그보 다는 조금 작은 상자가 놓여 있다. 공간 한쪽에는 커다란 종 모양 의 원통을 세 개 매달았다. 겉면에는 질문이 적혀 있었다. 대표적 인 것 하나. “What she means when she says ‘no’?” 이런 질문 을 우리나라 학교에서 본 적이 있던가? 속은 어떨까. 호기심이 발 동했다. 안을 들여다보니 각 나라에서 거부할 때의 표현이 적혀 있다. 한국에서는 ‘A-nim-ni-da’라고 한단다. 여기저기에 무심한 듯 쌓아놓은 상자, 가벼운 의자도 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이 검은 상자. 무거워 보인다. 검은 상자의 비밀은 수 학 시간에 풀렸다. 검은 상자 한 면에는 칠판이 붙어 있었다. 아이 들은 모둠별로 그 검은 상자를 옮겼다. 필요에 따라 의자를 놓거 나 구석에 있는 작은 상자를 옮기니 순식간에 모둠별 수업 장소가 생긴다. 다시 대기 시간에는 학생들이 쉬는 공간이 된다. 관리하 는 사람도 없어 보이지만 음료수대와 전자레인지도 있어 학생들 은 각자 준비한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실내체육관과 수영장은 인근 호텔을 이용하여 수업을 한단다. 마 을 전체의 시설을 잘 활용한다. 매년 학교가 공사를 했던 기억이 이미 있는 시설을 다 바꿀 수 없다면 학교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사람이다.

탐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