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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naeiledu 59 가 생긴 학생들에게도 길은 충분히 열 려 있다. 교육 시스템이 이러하니, 교육과정에 따라 인기 분야도 다르다. 우리집 두 아 이가 밟고 있는 VWO 과정의 학생들이 선호하는 진로는 의치대, 법대 그리고 공대 등이다. 빅데이터·융합 공학 전공 인기 상승세 고2인 큰아이도 치대를 목표로 한다. 단, 입시가 치열하지는 않다. 네덜란드 는 중·고교에서 VWO 과정 졸업 시험 을 통과하면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 을 수 있고 대학에서는 입학을 허가한 다. 그래서 고교 과정만 잘 이수하면 대 입은 비교적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다 만 치대는 최근 입학 지원생이 급증하 는 추세라 ‘numerus fixus’에 해당한다. 일종의 입학 인원 제한 제도인데, 최근 특정 인기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해당 학과에서 교 육받을 자질이 충분한 학생들만 합격 시키는 시스템이다. 교육의 질을 유지 하고, 수료 후 취업 경쟁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의료와 공학을 접목시킨 ‘klinische technologie’의 인기가 높아졌고, 빅데 이터를 이용한 농업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가족이 사는 에인트호벤에 위치한 TU/E대학에는 데이터 사이언 스라는 신설 학과가 있는데 영어로 강 의가 진행돼 해외 각국에서 지원자가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네덜란드 학생 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것. 높은 연봉보다는 자기계발 가능성 과 성취감,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작 업 환경을 중시하기 때문인데, 중소기 업이 이런 요소를 더 잘 갖추고 있다고 여긴다. 남편의 회사 동료 중 한 명도 어느 날 갑자기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다는 소식을 전했다. 대기업은 업무가 세분화돼 있어 지식을 폭넓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급료가 적어지더라도 자기계발을 위해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것. 네덜란드인의 직업관을 짐작할 수 있는 사례였다. 네덜란드 역시 직업에 대한 평판, 선호 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진 로 결정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관심이 토대다. 이 동력은 어디서 올까? 우선 네덜란드 부모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 다. 많은 대화를 통해 자녀들을 격려하 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며, 자 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 을 책임지도록 훈련시킨다. 다음으로는 사회적 특성을 꼽을 수 있 다. 임금 격차가 적고 실직·은퇴 후의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다는 점, 중·고 교에서 진로가 대략 결정돼 희망 대학· 학과 진학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 취 직했다가 학업을 재시작할 수 있고, 이 직이 쉽고 전직도 잦은 등 ‘한 번의 선 택에 따른 미래 불안감’이 적어, 도전적 으로 진로·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중·고교의 역할도 크다. 매년 졸업생 또는 직업인을 초청해 대학·학과 선택 과 대학생활, 근무 상황에 관해 실감나 게 들려준다. 진로 상담 전문 교사의 지 도도 상시적으로 이뤄진다. 대학은 ‘오 픈 데이’를 통해 학과를 소개하고 모의 수업도 제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청소 년들은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거나 기존 관심 분야에 대한 식견을 넓히며, 적성에 가장 맞는 분야를 찾아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는 안목을 키워간다. 사 회적 제도와 인식, 학교의 시스템이 맞 물려야 ‘스스로 진로를 찾는 청소년’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두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게시판에 붙은 포스터. 전문 직업인과의 일대일 멘토링과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광고하고 있다. 아인트호벤 Helicon 전경. 원예·환경·농업·축산·영양 관련 직업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중·고등학교로, 3년 수료 후 MBO 과정으로 연계된다. 아인트호벤 TU/E Technical University in Eindhoven 1965년에 설립된 공대로, 대부분의 학과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 세계 각지에서 유학생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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