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페이지 내용 : naeiledu 39 이와 함께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사회는 5단위로 제시되었는데 과학은 10단 위로 제시되면 과목 선택에서 사회·과학 간의 벽을 헐어낼 수 없다는 점이 다. 문·이과 벽을 헐어내는 데 이 문제는 가장 큰 벽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8월에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연 ‘2015 교육과정 개정 방향 탐색을 위한 정책 포럼’에서 처음에는 과학과 교과목의 경 우 공통 과목으로 과학탐구 통합과학 , 일반선택 과목으로 물리학, 화학, 생명 과학, 지구과학 4과목, 자유선택 과목으로 현대사회의 과학기술, 과학의 역사 와 문화, 융합과학, 과학과제연구 4과목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이 ‘아 름다운’ 방안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현재와 같은 방안으로 굳어졌다. 고교학점제에 맞춘 교육과정 개정, 과학 과목은 어떻게 변할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를 2025학년에 전면 도입하려면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2022년에 교육과정을 개정 고시하고, 2023년까지 교과서를 집필하고, 2024년에 검·인정 단계를 거쳐 2025학년부터 새 교육과정을 적 용하게 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위한 교육과정이 더 많은 과목의 기준 학 점을 일치시켜 모든 교과의 벽을 헐어내는 방향으로 개정된다면 현재 대부 분 과목을 5단위로 설정한 것보다 더 잘게 쪼갤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물리학을 양자역학, 고전역학, 전자기학, 현대물리로 나누고, 생명 과학은 세포학, 분자생물학, 생태학, 유전공학으로, 지구과학은 우주과학, 지질학, 대기과학 등으로 나누는 안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인터뷰 기사에 서 곽 교수가 제시한 “컴퓨터 계통 진로에는 전자기학만 필요한데 물리학 모 든 분야를 이수하게 하는 것은 학생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논거도 수긍 이 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어느 수준까지 교육 수요자의 뜻을 존중할지는 미지 수지만, 과목을 쪼갤수록 소외되는 분야가 나와 학생이 선택하지 않으면 가 르치는 사람도 그 분야를 잊게 되고, 가르칠 수 없으니 결국은 없어지는 과목 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딜레마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받아 들인 외국 교육과정에서도 이렇게 대단원 수준으로 분류한 사례는 별로 없다 는 것도 망설여지는 대목일 것이다. 과목명을 중심으로 잘게 쪼개는 방안이 받아들여지려면 두루 배운 뒤 대학에 가서 좁게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극복 할 수 있는 논리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이 지역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면? 국가는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과 인재상 및 지원 방안을 정하고, 구체적 인 교육과정은 지역화한다면 물리학 과목을 10단위 1과목으로 제시한 지역, 5단위로 2과목 편성하는 지역, 3단위 4과목으로 쪼개서 제시한 지역 등 다양 한 양상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22년에 교육과정을 고시하려면 시·도 교육청 및 그보다 작은 단위에서 교육과정 개정을 연구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이 런 움직임이 없다. 교과 교육과정이 분권 화되는 것은 2022 개정 교육과정 단계에서 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차기 교육과정에서 분권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시·도 교육청이 교육과정 개발에 나선다면, 교과서는 온라인에 의존 하거나 교사가 중심이 되어 개발하여 쓰게 된다면, 같은 과목 내용을 지역마다 다른 과목으로 배울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교 육과정 분권화 욕구가 커지면서 실제 이행 됐을 때의 불편함도 적지 않아 중앙집중적 인 교육과정으로 회귀하려는 힘도 있기에 변화 양상은 예측이 어렵다. 현행 교육과정, 전문 교과에 집착 말자 인터뷰 기사에서 곽 교수는 또 과학에서 전 문 교과를 배우면 학생부 종합 전형에 유리 한가에 대해 ‘전문 교과에 집착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근거로 “서울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에서 전문 교과를 이수했다고 가산점 을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들었다. 대학에서는 학생이 과학Ⅰ과 과학Ⅱ 과목 안에서 기초를 잘 닦고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란다. 종합 전형은 애초 고교 교육과정 이 의미 있게 운영돼 더 많은 인재가 공교 육에서 키워지고, 대학 역시 더 좋은 인재 를 선발해 서로 윈윈할 수 있기를 기대한 전형 방식이다. 그러니 대학이 교과 등급 이 나오는 과학Ⅰ을 피해 성취평가로 전환 될 진로선택 과목인 과학Ⅱ와 고급 과학을 이수한 학생, 혹은 그렇게 시킨 학교를 좋 게 볼 리가없다.